경영학에서는 표준화(standardization)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 말은 주로 자동차산업과 같은 생산 공정 라인에서 형상과 품질을 정형화함으로, 시간을 절약하고 투입되는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요즘처럼 다품종, 대량생산이 많이 이루어지는 시대, 시내에 가보면 지난주 홈쇼핑에서 판매된 옷들로 거리가 가득하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모두 트렌드라는 이름에 무임승차하다보면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으나, 정작 자신의 정체성 (Identity)은 점차 사라질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의 타고난 성품과 기질이 있고, 그 인생의 색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르게 비춰진다. 하지만 이러한 각자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남들만 따라간다면 삶의 기곡의 막다른 길에 멈추어 섰을 때 스스로는 아무런 답을 구할 수 없다. 남들에게 행복하게 보인다고해서 자신이 반드시 행복하다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반대로 남들이 어떻게 보든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것은 행복이 맞다. 그러기 위해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과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필자는 행복강연 때 "우리는 자아결핍(ego deficiency)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말을 한다. 쉽게 말해 밑 빠진 독에 물을 아무리 부어도 물이 차지 않듯이 정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정말 자신이 결핍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구멍을 매워가는 노력과 시간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학병원에 가면 작은 병원에서 하지 않는 많은 검사들을 한다. 아파서 갔는데 빨리 치료해주기를 바라지만, 대기시간만큼이나 여러 검사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하지만 수많은 검사를 하는 이유는 정확한 진단이 좋은 결과를 위해 치료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 자신을 그리고 오늘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내일의 행복이 더 클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속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희망, 좋은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누각(砂上樓閣)과 같은 불안정한 토대 위에 사는, 로또와 같은 삶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 오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나를 직시할 수 있는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미래 자신의 모습이 어떨 것인가에 대하여 묻는다. 나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 당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는지에 따라 당신의 미래는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정신과 전문의 역시 미래에 대하여 오늘을 얼마나 노력하며 사는지에 따라 그 환자의 예후(豫後)를 가늠 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오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삶을 산다 하더라도 마음이 곪고 있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지 않는 자는 결국 힘든 삶을 살 것이나, 비록 오늘 죽고 싶더라도 내일을 위한 계획이 있고, 실천을 하는 사람은 밝아지고, 그 힘듦은 반드시 극복될 것이라고 말이다.
경영학 표준화에 반대되는 의미로 현지화(localization)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부터는 다른 이들의 공통된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내 안의 자아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남들이 눈치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그리고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일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안에 머물러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너무나 빠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정말 소중한 것을 보지도 못하고 볼 생각조차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거울을 보라. 그 안에 담겨있는 당신의 눈동자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이야기 해 줄 것이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말이 있듯이, 용기 있는 자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의 시작은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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