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작한 동화를 조각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 김성회

경북 예천군 고평리 출신의 구상조각 대가 김성회 작가
8월 10일까지 예천 지보면 '신풍미술관'에서 김성회 작가 작품을 볼 수 있어…

김성회 작가가 만든
김성회 작가가 만든 '토끼야! 경주하자!' 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동화의 뒷 이야기를 그린 작품. "토끼가 거북이와의 달리기 시합에서 졌다"는 소식을 들은 온 동내 거북이들이 토끼에게 "달리기 시합을 하자"며 모여들고 있다. 윤영민 기자

"머릿속에서 장착한 동화 내용의 재미있는 한 장면을 조각해 만든 작품은 그 작품의 설명을 듣고 다시 감상할 때 배의 즐거움이 됩니다."

경북 예천군 출신의 김성회 작가는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동화의 한 장면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구상조각의 대가다. 그 때문에 그의 전시회 이름도 '조각동화'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다.

그가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큼이나 흥미롭다.

우선 새로운 동화를 창작하거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의 끝난 뒷이야기를 새롭게 상상한다. 이후 지점토나 찰흙 등을 조각해 머릿속에 그려놓은 동화의 한 장면을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말 그대로 하나의 새로운 조각동화가 되는 것이다.

특히 김 작가의 조각 기법은 동·식물의 탄생 원리를 응용한 독특한 상상력에서 나온다. 정자나, 알, 씨앗 등이 조각의 기초단계이며 저마다 다른 탄생 과정에 따라 다양한 동·식물 조각이 완성된다.

그는 "보통 조각이라면 돌과 나무를 때리고 각아 만든 단색조의 크고 무거운 작품이라는 고정된 관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작품은 어릴 때 갖고 놀던 찰흙이나 색이 입혀진 지점토 등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고 했다.

또 그의 작품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작품 대부분이 일일이 하나씩 만든 꽃과 나무, 새 등 도시에서는 다소 접하기 어려운 동·식물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김 작가의 모든 자아가 형성된 유·청년기를 고향인 예천에서 보내다 도시로 살게 되면서 어린 시절 보았던 고향의 자연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한구석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김성회 작가.
김성회 작가.

김 작가는 예천읍 고평리에서 태어나 예천초등학교, 예천중학교, 대창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특기를 살려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에 입학해 대학원을 마쳤다.

이후 미국으로 넘어가 뉴욕주립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강의 생활을 하며 작품활동에 매진하다 현재는 귀국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작가는 "본 작가의 모든 자아는 고등학교까지 살았던 내 고향 예천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산과 밭, 곳곳에서 새를 보았던 기억이 아직 잔상에 남아 있어 이것이 현재 작품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술을 통해 아동의 마음을 이해하고 치유하며 열악한 환경의 어린 예술가들을 돕고자 김 작가는 현재 아동미술 교육과 관련한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작가는 "동화를 상상해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 같다"며 "미술, 예술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미적 잠재력이 있는 아동을 발굴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미술을 포기하는 아이들을 돕는데도 온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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