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편 감수할 수 있어"…우정노조 파업 초읽기에 시민 응원 봇물

‘밥그릇 싸움, 피해보기 싫다’는 부정적 파업 인식과 사뭇 다른 반응

25일 오전 서울 한국노총에서 열린 전국우정노조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이 투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우정노조 측은 92.87%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한국노총에서 열린 전국우정노조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이 투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우정노조 측은 92.87%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인력 충원과 토요근무 폐지를 주장하며 사상 최초의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집배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응원이 뜨겁다.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정부 기조 아래 여러 직군의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 밥그릇 싸움", "파업으로 피해보기 싫다" 등의 부정적 시선도 일부 존재하지만, 집배원을 향한 여론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오는 5일까지 재연장된 전국우정노조와 우정사업본부와의 쟁의조정이 결렬되면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한 노조원이 파업에 동참할 전망이다.

대구경북 노조원 1천100여명도 파업에 참여한다. 우체국이 우편과 등기 배달을 도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에 들어가면 물류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집배원 파업에 대해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지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민 이진욱(28·북구 산격동) 씨는 "집배원이 사람답게 일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면 좋겠다. 파업을 지지한다"고 했다. 김준화(55·수성구 만촌동) 씨는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 집배원이 파업으로 무언가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집배원들이 시간에 쫓겨 길에서 대충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너무 찡한 장면이었다', '올해가 아직도 여섯 달이나 남았는데 벌써 집배원 과로사로 9명이 숨졌다. 살려고 일하지 죽으려고 일하는 것 아니다' 등의 응원 댓글이 주를 이뤘다.

지난달 말 '국민의 다정한 이웃 집배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호소글에는 4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의했다.

최승묵 집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국민들이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집배원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장시간 노동, 생명 경시 노동 환경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는 주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집배원 노동조건 실태'에 따르면,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745시간으로 대한민국 임금노동자 평균(2천52시간)보다 693시간 많았고, OECD 회원국 평균(1천763시간)보다 982시간 길었다.

전국우정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과로사로 사망한 집배원은 무려 102명이며, 28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북에서도 지난해 4명이 과로사로 숨졌으며, 최근에는 경산에서 집배원이 업무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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