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권이 스타트업(창업) 지원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창업한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입주 공간을 제공하고, 경영과 회계 등에 대한 컨설팅도 진행한다. 대출과 보증 지원이라는 소극적 역할에 머물지 않고, 스타트업이 혁신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나서겠다는 것이다.
◆DGB금융, 스타트업 지원군으로 나서
대구의 간편결제 스타트업인 '파이어씨드'는 최근 대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내 'DGB 피움랩'(FIUM LAB)에 둥지를 틀었다. 2017년 설립한 이 업체는 직원이 6명에 불과하지만 휴대용 카드결제 앱인 '딜앱'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단말기 없이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다. 자본금 6억원에 21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하고 있다.
파이어씨드는 DGB금융그룹의 지원을 받는다. 입주 공간은 물론 투자와 컨설팅 등도 제공받을 예정이다. DGB금융의 피움랩 1기로 선발된 덕분이다. 이와 함께 서울의 스타트업 3개사도 피움랩 1기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42마루'는 2015년 문을 열어 현재 15억9천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헥슬란트', 펀드와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을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이터앤애널리틱스' 등도 DGB금융의 지원을 받는다.
이를 위해 DGB금융은 지난달 21일 피움랩을 열고 제1기 스타트업 업체들을 선발했다. 지방금융권에서 최초의 시도다. DGB금융 계열사와 스타트업이 서로 협업해 핀테크(금융+기술) 역량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앞서 DGB금융은 올해 초부터 리모델링을 통해 대구은행 제2본점 5층 전체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DGB금융은 앞으로 금융 관련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투자와 입주, 경영 자문, 육성프로그램, 시장 분석 등 다양한 지원책을 도입한다.
우선 직접투자에 나선다. DGB금융 계열사들은 향후 5년간 20개 기업에 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또 일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독립된 사무실과 사무용 기기를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 자문도 준비했다. 경영전문가는 물론 법률과 세무, 회계 등 사업에 필요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도록 돕는다.
◆공공 금융기관과 시중은행도 혁신기업 육성
대구혁신도시의 신용보증기금(신보)도 스타트업 지원에 뛰어들었다. 신보는 스타트업 6개사를 제1기 혁신아이콘기업으로 선정하고, 운전자금 등을 지원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번 선정에 75개 기업이 지원해 1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앞으로 신보는 해마다 10개 기업을 선정해 2023년까지 50개 기업을 발굴한다. 기업당 운전자금(최대 70억원)을 비롯해 투자·시설자금 등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보 내에 신설한 혁신아이콘기업 전담조직과 이들 기업을 연계해 회계와 노무, 기술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정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도 줄여준다. 최저 보증료율(0.5%)과 전액 보증비율(100%)을 적용하고, 은행과 별도 협약을 체결해 혁신아이콘기업에 대한 금리 인하도 추진한다.
이와 별도로 신보는 2017년부터 우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스타트업 네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발굴과 엑셀러레이팅(교육과 멘토링), 금융, 성장 등 4단계 복합 지원 프로그램이다. 첫해 1기(40개사)와 2기(60개사)를, 지난해 3기와 4기(각 80개사)를, 올해 상반기 5기(100개사)를 선발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산은)은 미래 핵심산업을 선정하고 관련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수소에너지와 차세대 모빌리티, 5G 기반 스마트팩토리 등이 산은이 선정한 산업으로 기술 주기가 길고 투자금 회수가 오래 걸려 벤처캐피털이 투자하길 꺼린다.
산은은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을 가진 4개사에 60억원의 투자를 승인했고,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을 보유한 4개사에도 90억원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5G-스마트팩토리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도 기업 성장을 지원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앞으로 5년간 33조원을 혁신성장기업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사전조치로 벤처캐피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향후 5년 동안 혁신기업 250개사를 발굴하고 육성할 방침이다. 신한퓨처스랩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스타트업 72개사에 83억2천만원을 직접 투자했다.
KB금융지주는 2015년 'KB이노베이션허브'를 열고 지금까지 스타트업 62개사에 159억원을 투자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2021년까지 스타트업 100개사 이상을 'KB스타터스'로 선정하고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연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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