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우외환 위기 몰린 황교안 한국당 대표, 대구경북 의존도 높아질 듯

안전하게 자기 세력 확장할 공간은 대구경북 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월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월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잇단 악재를 만나면서 대구경북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내우외환의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을 곳은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뿐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당내 기반이 취약한 황 대표가 '뒤집기'라도 시도하려면 당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을 확실하게 틀어쥐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 대표가 정계입문 이후 최대위기를 맞았다. 외국인 노동자 임금차별 발언에 이어 아들 스펙 발언 및 KT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 그리고 당내 행사에서 불거진 '엉덩이춤' 사태까지 겹치면서 당 지지율은 물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선 입당 43일 만인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4·3 보궐선거,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 장외투쟁 등을 거치며 빠르게 당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황 대표 리더십에 본격적으로 '물음표'가 찍히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확고부동한 당내 기반과 호위무사 그룹이 없다보니 황 대표가 외부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며 "공천권을 거머쥔 황 대표로선 자기 세력 구축의 발판이 될 내년 총선 공천 국면이 누구보다 기다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상황이 황 대표의 대구경북 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과의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보다는 당의 텃밭이자 보수성향이 뚜렷한 대구경북이 자기 사람을 꽂기 쉽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와 비슷한 이력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정계 입문 초기인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으로 당 장악에 성공했다. 당시 이 전 총재는 대구경북 27개 지역구 국회의원을 싹쓸이 하며 총선승리와 당내 자기 세력 구축의 초석을 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갈 길 바쁜 황 대표지만 막상 자기 사람을 앉혔을 때 확실하게 '예선'과 '본선'을 통과할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지역은 대구경북 뿐"이라며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황교안 공천'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황 대표의 정치적 여정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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