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의료원장 김태년)이 최근 '라오스 공안부 현대식병원' 건립사업의 컨설턴트 주관사로 선정됐다. 사업비 6천500만달러(약 750억원)가 투입되고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번 사업은 영남대의료원이 10년 가까이 공들인 결실이다.
제안서 준비와 작성에만 3개월이 걸렸고, 역대 의료원장과 실무책임자들의 적극적인 현지 방문과 조사 그리고 정부기관과의 신뢰 관계 구축 등 헌신적인 노력이 뒤따랐다. 이렇듯 국내 병원이 해외 종합병원 건립사업의 주관사가 된 것은 대구․경북 의료기관 중 처음이며 수도권 의료기관 중에서도 드문 사례다.
◆ 해외 의료서비스 진출 첫 삽을 뜨다
영남대의료원이 지난 6월 사업자로 선정된 라오스의 현대식병원 건립사업은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지원되는 유상원조사업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OECD에 가입한 이후로 국제개발협력 기본법을 제정하고 지속적으로 공적개발원조 지원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영남대의료원의 해외 진출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해외 낙후 지역에 한국형 선진 의료 서비스 모델을 수출함으로써 국제보건사업의 발전에 이바지한다. 더불어 이러한 경험 축적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대의료원은 이미 2010년 라오스 국가 보건의료시스템 개선 협력과 국립의료원 건립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형성해 왔다.
현재 라오스는 제한적인 의료 서비스 공급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인근 국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라오스 경제발전과 더불어 정부와 국민들의 고품질 의료 서비스 및 병원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책임자인 이경수 교수는 "현대식 병원을 건립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라오스 국민들에게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이바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오스 현대식병원 건립 사업은 앞으로 39개월 동안 추진될 예정이다. 10개월 동안 병원 운영을 위한 의료계획, 건축설계, 장비계획,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계획을 수립한 후, 4개월간 병원 건축과 인프라 구축을 담당한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25개월 동안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병원을 건립하고, 장비와 병원정보시스템(HIS)을 도입하여 병원 운영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라오스 공안부 현대식병원이 건립된 이후에도 영남대의료원은 라오스 공안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병원의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조력할 계획이다. 개발도상국의 병원건립 사업들 중 건립 이후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지 못한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영남대의료원은 라오스 공안부가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자문할 계획이다.
김태년 의료원장은 "이번에는 영남대의료원이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게 되었지만, 앞으로 이와 비슷한 사업이 진행되면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들이 힘을 합쳐 함께 진행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며 "지역 병원들이 상호 협력하여 수도권의 병원들과 경쟁하면, 지역의료의 역량을 키우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대형병원에 필적하는 지방 대학병원
영남대병원은 지난 6월 보건복지부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지정 종합평가 결과, 대구권 1순위로 선정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진료와 재난 대비 및 대응 등을 위한 권역내 거점병원 역할을 한다.
또 권역 내에 있는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교육과 훈련 담당을 담당하며, 권역 내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송되는 중증응급환자에 대해 수용한다.
영남대병원은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보건복지부의 권역응급의료센터 법정 기준을 완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역 최초로 응급실에 도착한 후부터 퇴원 할 때까지의 모든 의료 프로세스를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계한 '응급 의료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면에서도 대구권역 응급의료 서비스 질을 한층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영남대의료원은 연구분야 공모사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19년도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중 '지역거점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 분야'에서 대구경북,강원도 권역의 병원 중 유일하게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업은 대학병원 등 연구 인프라를 갖춘 병원을 대상으로 조교수 이하 전문의에게 의료기관의 연구 인프라를 활용, 임상현장의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맞춤형 의료기술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 결과의 실용화를 토대로 젊은 의사과학자를 중점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규장 의생명연구처장(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이 총괄 책임자를 맡아 11개 세부과제에 대한 아이디어 발굴부터 특허출원, 기술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연구 역량을 지원하고 공동연구의 총체적인 연구 플랫폼을 확립할 예정이다.
최근 3년 연속 의과대학 교수 1인당 SCI급 논문 실적이 국내 5위인 영남대의료원은 수준 높은 연구·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시너지를 촉진하는 연구병원을 목표로 한다.
올해 개원 40주년을 맞은 영남대의료원은 앞으로도 여러 국책 사업, 해외 사업과 더불어 성원해준 지역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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