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로 땀 흘리며 비우는 삼계탕 한 그릇으로 대변되던 복달임 문화가 바뀌고 있다. 가정간편식 등의 형태로 간편하게 보양식을 즐기는 수요가 늘고 민어·전복 등 보양식을 넘어서 미식의 즐거움을 더하는 보양식이 떠올랐다. 또 '영양과잉의 시대'라며 고단백 고지방 음식 대신 과일을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유통업계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기획전을 준비중이다.
◆보양식도 간편함이 대세
최근 보양식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정간편식(HMR) 등 집에서 빠르고 쉽게 즐기는 풍경이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이 지난 6월 4일부터 7월 3일까지 한 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삼계탕, 갈비탕, 전복죽 등 보양식 HMR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70% 이상 늘었다. 특히 복날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삼계탕 HMR은 매출액이 3배 이상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생닭, 사골, 전복 등 보양식을 직접 조리해 먹기 위해 필요한 '원물' 식재료 매출 증가는 20%대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이마트도 지난해 7~8월 가정간편식인 '피코크' 브랜드 삼계탕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9% 많았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제품 피코크 한우곰탕은 출시 5년여 만에 271만개가 팔렸다. 사골을 오랜 시간 끓여내는 대신 간편하게 만들어져 나온 제품을 선택하는 모습"이라며 "반면 지난해 한우사골·잡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피코크 녹두삼계탕과 반계탕, 전복 반계탕도 제휴카드 결제 시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
1인 가구 등의 보양식 수요 등을 겨냥해 편의점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보양식 메뉴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GS25는 2015~2018년 보양식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장어덮밥은 20대와 30대에서, 삼계탕은 40대와 50대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결론을 냈다.
GS25에 따르면 장어덮밥 구매 소비자의 62.7%는 20~30대였고 40대 이상은 37.3%에 그쳤다. 반면 삼계탕은 40대 이상이 66.3%를 구매했고 20~30대는 33.7%로 나타났다. GS25관계자는 "세대별로 소비 트렌드가 다르다보니 젊은 소비층은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장어덮밥 도시락을 선호하고, 40대 이상은 여름철 보양식은 삼계탕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GS25는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름철 간편 보양식 제품을 새롭게 내놓았다. 이달 4일 재출시한 '장어덮밥' 제품은 내달 11일까지 기존 5천900원에서 24% 저렴한 4500원에 판매한다. 1등급 냉장닭에 6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1kg '유어스 삼계탕'은 9천300원에 판매한다.
◆ 보양과 미식을 동시에, 프리미엄 보양식도 인기

미식의 느낌을 더한 프리미엄 보양식 재료의 선전도 눈에 띈다. 대형마트에서부터 상대적으로 고가의 보양식 재료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이마트가 지난 2년간 7~8월 주요 보양식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백숙용 생닭 매출 비중은 2017년 51.6%에서 지난해 45.6%로 6.0%p(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프리미엄 보양식인 전복은 매출구성비가 23.2%에서 25.6%로, 장어는 17.2%에서 21.4%로, 민어회는 2.1%에서 3.5%로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양식 매출에서 장어, 민어회, 전복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복날에 기력 보충과 함께 미식을 즐기는 수요가 커졌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홈플러스 역시 신선보양식 초특가 행사를 열고 전복, 민물장어, 낙지 등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수산물 가격을 낮췄다.국산 민물장어를 100g 당 4천990원, 인도네시아산 양념 민물장어는 2팩에 1만5천9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완도 전복을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판매한다.
◆ 고단백 보양식보다 비타민 풍부한 과일?

장어, 삼계탕 등 고단백식품이 아닌 과일을 선호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 먹을 것이 부족해 단백질이나 지방 공급이 부족했던 수십년 전과 달리 최근에는 오히려 영양과잉이 사회문제로 여겨지는 시대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보양식 트렌드도 바뀌어 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땀 배출이 많은 여름에는 수분, 무기질, 비타민이 모두 풍부한 제철 과일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 VIP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받고 싶은 복날 선물로 다른 보양식이 아닌 과일이 1위를 차지했다"며 "삼계탕 등 육류 위주의 복달임 문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백화점은 프라자점 식품관에서 수박을 당일 판매가에서 2천원 할인하며 머스크메론 2개 세트를 2만5천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1팩에 600g 내외로 소포장한 '나혼자 수박' 제품을 내놨다. 수박을 먹고 싶어도 한 통을 사기엔 부담스러운 1인 가구를 위해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에 앞서 2017년부터 선보인 '반쪽수박'과 '4분의1쪽' 수박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160% 신장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조각수박의 경우 상품 선도 관리를 위해 조각 수박 전용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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