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의원이 경로당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임의로 열람·복사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구미경찰서는 12일 김낙관 구미시의원이 경로당 2곳에 들러 CCTV 영상을 불법 열람·복사했다는 내용의 구두 고발을 접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김 시의원은 지난달 12일 구미시 원남동 할아버지 및 할머니 경로당에 각각 들어가 CCTV 영상을 살펴보고 미리 준비한 USB에 복사해간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시의원은 CCTV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복사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CCTV를 관리하는 동사무소와 경로당으로부터 사전 허락이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시의원의 CCTV 불법 열람·복사를 두고 원남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현 이사장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시의원이 원남새마을금고 부이사장 출신인 데다 이 새마을금고 직원이 함께 경로당에 찾아가 영상을 USB에 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원남새마을금고 이사장의 경쟁 후보가 당시 경로당에 들렀다는 점에서 경쟁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을 살펴보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남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올해 12월 10일에서 내년 1월 사이 열릴 예정이다.
CCTV 영상이 유출된 경로당 측은 "할아버지들이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 왜 허락 없이 영상을 담아갔는지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시의원은 CCTV 불법 열람·복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현 원남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선거를 도우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천영대 구미경찰서 수사과장은 "CCTV 열람·복사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며 "수사가 충분히 진행되면 김 시의원을 소환할 수 있다"고 했다.
구미YMCA는 성명을 내고 "시민의 권리와 재산을 지켜야 할 시의원이 시민의 사생활이 담긴 CCTV를 불법으로 열람하고 외부로 유출했다"며 "기본적인 윤리의식조차 없어 의회는 징계하고 당사자는 자진해서 사퇴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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