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북구서 "개고기 식용 반대" 집회, 칠성시장 개시장 폐업 여부 관심

시장 내 침묵 행진집회...한때 상인과 말다툼에 언성 높아지기도
북구청 "칠성시장 일부 재정비사업 착공하면 구역 내 개고기 점포 자연스럽게 폐업할 수도"

초복인 12일 낮 대구 칠성시장에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행동권 카라 소속 회원들이
초복인 12일 낮 대구 칠성시장에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행동권 카라 소속 회원들이 '개 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개 도살을 해 오던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에서는 개 식용 영업을 중단했다"며 "국내 3대 개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칠성시장도 폐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초복인 12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 개시장 일대에서 '개 식용 철폐'를 주장하는 동물보호 단체의 행진 및 집회가 열린 가운데 재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칠성시장 개시장의 실제 폐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낮 12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보호 단체 회원 150명(주최 측 추산)은 칠성시장 일대에서 '제2차 개 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당초 침묵 행진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개고기 식당 앞을 지나던 일부 참가자가 "개 식용을 그만둬야 한다"고 외치자 일부 개시장 상인이 "먹고 살자고 하는 짓에 왜 반대하느냐"고 언성 높여 반발하면서 참가자들이 반대 구호를 외치기에 이르렀다. 다만 몸싸움 등 큰 마찰은 없었다.

30년째 개고기 식당을 운영했다는 한 점주는 "개고기를 불법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매출도 하락세라 생계 유지가 힘들다"며 "동물보호단체까지 나서서 판매를 무조건 금지하라고 하니 힘들다"고 했다.

개시장 집회 직후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중앙로를 거쳐 대구시청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 칠성 개시장 철폐'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대구시에 칠성시장 개시장 폐쇄 의견서를 제출했다.

초복인 12일 낮 대구 칠성시장에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행동권 카라 소속 회원 100여 명이
초복인 12일 낮 대구 칠성시장에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행동권 카라 소속 회원 100여 명이 '개 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를 개최한 뒤 시청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시 관계자는 "칠성시장 개시장 폐쇄는 장기적으로 해결할 과제다. 부산도 폐쇄까지 3년가량 걸렸다.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개 식용 반대 여론이 전국적으로 커지면서 전국 최대 규모인 성남 모란시장 개시장은 지난해 도살장을 철거했다. 2대 시장인 부산 구포시장 개시장도 지난달 11일 완전 폐업했다. 국내 3대 개시장인 칠성시장 개시장은 현재 유일하게 도살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 개시장 폐업은 시장 재정비사업 확정 여부에 달렸다. 북구청에 따르면 개고기 시장을 포함하는 칠성시장 원시장과 경명시장 상인들은 지난 2014년 10월 정비사업조합을 꾸리고 시장 일대 7천881㎡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12층, 연면적 9만8천254㎡ 규모의 복합상가를 짓기로 했다.

북구청 사업인가에 이어 대구시 관계부서 협의까지 마치면 오는 9월 중 사업 진행 여부를 확정할 전망이다. 정비사업을 시작하면 이곳 안팎의 개고기 판매 점포도 자연스럽게 이주하거나 폐업할 것으로 보인다.

북구청 관계자는 "정비사업지에 개고기 점포 4곳이 포함됐다. 개발이 이뤄지면 주변 개고기 점포들까지 자연스럽게 폐업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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