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9% 오른 8천590원을 확정했다. 지난 2010년(2.75%) 이후 10년 만의 최저 인상폭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오전 5시 30분쯤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8천590원과 근로자위원이 제시한 8천880원을 두고 표결을 진행해 사용자위원안을 채택했다.
최근 2년간 30%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면서 공익위원들 중 다수가 사용자위원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최저임금 인상폭이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풀이도 나온다.
지역 경영계와 노동계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않은데 아쉬워하면서도 상승세가 꺾인 것에 안도감을 표시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정부가 드디어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경제계의 어려움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방경섭 외식업중앙회 대구북구지부장은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더 이상 최저임금을 올릴 여력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줄어든 일자리가 많은데도 내년도에 동결되지 않아 안타깝고 경영상 어려움이 지속될 것 같다"고 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이번 최저임금 의결안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저녁있는 삶'을 공식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현 정부는 어려운 국내 경기를 노동자 희생으로만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 노동단체 또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노동자는 최저임금이 곧 최고임금인데 물가상승률도 감안하지 못한 대단히 아쉽고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최저임금위에서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8천880원도 경제상황을 고려해 낸 것인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실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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