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무용수로서 한국인 무용수들과 함께 첫 무대에 선다는 게 매우 가슴 설레요. 한국인 무용수들과 말은 잘 안 통하지만 몸으로 서로 소통하면서 작품 연습을 하고 있어요."
대구시립무용단 창단 37년 만에 새내기 외국인 남녀 무용수 2명이 처음 입단했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코 루쏘 볼페(24)와 아르헨티나 출신 필라르 빌라단고스(21)가 주인공이다. 두 무용수는 대구시립무용단 외국인 단원 모집에서 각국 100여 명이 넘는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최종 선발돼 지난 1일 단원 위촉장을 받았다. 발레를 전공한 두 무용수는 격정적인 현대무용에 발레의 부드러운 동작을 가미해 춤 동작이 아름답다.
볼페는 2002~2009년 모국에서 프린세스 그레이스 댄스아카데미, 무용예술센터를 졸업한 뒤 7년 동안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등에서 댄스 활동을 해왔다. 2008년 산레모 국제청소년 무용상, 퐁 세인트마틴 발레콩쿠르, 로디 무용콩쿠르 등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빌라단고스는 페리토 모레노 예술고등학교와 Arte XXI 현대무용학교를 졸업한 뒤 아르헨티나 체조기술연수, 알렉산더 테크닉 집중과정 등을 수료했으며, 파맬라 프랭크 감독의 '아파나시스', 루치아노 세자스 감독의 '외설스러운 이미지' 알레그레 바르톨리 감독의 '침강' 등 작품에 출연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시아권 무용에 대한 호기심과 각국을 돌며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싶어서 대구시립무용단에 지원하게 됐어요. 한국인 단원들이 서로 존중해주고 아껴주는 모습에 매우 감동했어요."
두 무용수는 19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첫 무대로 대구시립무용단 기획공연 '스핀 오프(SPIN OFF)'에 출연한다. 작품 '수평적 곡선-숨 쉬는 몸Ⅰ'에 한국인 단원 6명과 함께 수평적 곡선이라는 키워드를 시간과 몸을 연관하여 몸의 울림, 소리, 언어, 표정, 분위기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맞추어 나아가면서 때로는 충돌, 결합, 분리를 반복하며 굴곡진 형태를 몸으로 표현한다. 또 두 무용수는 광복절 기념 대구시립예술단 공연에도 식전 행사에 출연할 예정이다.
"대구에 첫 발을 내딛고 아직 짧은 생활이지만 대구는 문화예술을 매우 사랑하는 아름다운 도시라 여겨져요. 시민들도 이방인에 대해 매우 친절하고요. 또 음식도 비빔밥과 불고기가 맛있고 식당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빙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참 보기좋아요."
두 무용수는 이제 춤과 인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했다. 대구시립무용단에 몸 담고 있는 동안 한국의 발전적인 현대무용을 알차게 배우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성용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두 무용수는 나이는 젊지만 성숙한 아티스트처럼 느껴진다"며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몸 속에 넣었다가 다시 표현하는 몸 동작이 매우 뛰어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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