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의 '사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가운데 한 곡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 클래식 다방에서는 '사계'만 하루 종일 틀던 곳도 있었다.
'사계'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연 이는 바로 완벽한 하모니와 강약의 절묘함으로 팬을 사로잡는 전설의 챔버그룹 '이 무지치'(I Musici)이다. 이 무지치의 사계에 대한 세계 음악팬들의 열광은 전무후무한 음반 판매 기록이 증명한다. 이들이 녹음한 사계 음반은 전 세계에서 1천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이뤄냈다. 이 음반은 카라얀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제5번과 함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도 기록되고 있다.
'이 무지치'는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이라는 뜻이다. 이탈리아의 명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12명의 촉망받는 음악인들로 1952년에 창단됐다. 구성은 바이올리니스트 6명, 비올라리스트 2명, 첼리스트 2명, 더블베이스와 챔발로 주자 각각 1명씩이다. 지휘자를 따로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무지치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혁신적인 시도로 창단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최고의 자리를 내어준 적 없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실내악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바로크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해왔지만 1980년대부터는 고전, 낭만,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탈리아 사람다운 밝고 쾌활한 기질과 최고급의 실크처럼 윤택하고 유려한 선율미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이무지치의 강점은 열정적이지만 그럼에도 과욕을 부리지 않는 정제된 스타일에 있다. 테크닉은 정교하고 소리는 역동적이다. 흠잡을 데 없는 예술적 기교는 현악4중주단 같은 음의 섬세함을 잃지 않으면서 현악오케스트라가 추구하는 웅장한 사운드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기분이 울적할 때나 분위기를 비꾸고 싶을 때 사계를 들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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