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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 인도] 남자는 '1',여자는 '0',인도의 개똥철학

이도수 경상대 명예교수
이도수 경상대 명예교수

현재 인도의 인구는 세계 2위이지만 인구 증가율은 1위인 중국보다 3배나 빠르다. 2017년 유엔은 7년 뒤엔 인도가 전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 발표했다. 인구 억제 정책을 쓴 중국과는 달리 인도는 인구가 10억 명을 넘어서도 산아제한이라는 말은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특이 나라다.

인구에 대한 인도인들의 이런 불가사의한 철학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필자는 하와이에서 만난 인도 출신 동갑내기 친구 토마스 싱에게서 들은 인도인 특유의 개똥철학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 친구, 잘 들어봐요. '0'에서부터 '9'까지의 아라비아숫자가 고대 인도에서 발명되어 중동을 거쳐 서양으로 전해졌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그런데 그 신비의 숫자 '0'이 산수에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아니고 남녀 속성을 풀이하는 데도 적용된다는 것이 더욱 신비스럽다니까요."

"아니, '0'이 어떻게 남녀 속성을 풀이하는 데 쓰여요?"

남성은 숫자로 표현하면 '1'이고 여성은 '0'이지요. 남성이 왜 '1'이고 여성은 '0'인지는 글자 모양을 보고 상상해 보라고요. 그런데, 남자 하나 '1'에다 남자 하나를 보태면 '2'가 될 뿐이지요. 남자 하나에 남자 둘 '2'를 보태면 '3'이 될 뿐이지요. 그런데 남자 하나 '1'에 여자 하나 '0'을 붙이면 당장 '10'이 되지요. 남자는 서로 합하면 산술적으로 늘어나지만 남자와 여자가 합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되어 있어요. 여자 '0'은 따로 두면 별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지만 남자 '1'과 결합하면 무한의 생산성을 발휘하지요. 그래서 인도에서는 독신 여성이 거의 없고 다산 여성일수록 가문에서 대접을 받아요.

그 말을 들을 때는 그럴듯한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논리적으로 파고들수록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똥철학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인도 친구는 10남매 자녀를 두고도 다음 자녀 출산을 기대하고 있으니 그에게는 개똥철학이 아닌 셈이다. 그러기에 이방인들에게 인도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많은 불가사의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이도수 경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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