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 바쁜 와중에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을 위한 소통과 힐링 프로그램을 요청해왔다. 프로그램은 놀이, 상호작용과 돌봄을 위한 움직임, 경험 나누기와 자신과 타인의 입장이 돼 문제 상황을 체험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즉흥극을 통한 대안 찾기, 비전 세우기로 구성했다.
교육을 기획한 선생님은 "내가 살기 위해 치유가 필요했고 바쁘게 쫓아다니다 보니 동기들이 교장, 교감이 될 때 승진도 못해 아직 평교사지만 아이들이 예쁘고 학교가 즐겁다"는 33년 차 평교사였다. 방학을 앞두고 처리해야 할 업무가 밀려 있는 동료교사들의 원성에도 연수를 진행했다. 교사 간 집단 신뢰가 깨지고, 지쳐 있는 선생님들을 돕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수업시간에 끊임없이 방해하는 아이,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 위험에 노출된 아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날마다 발생한다.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학부모들, 넘치는 행정업무들, 갈등 속에 동료 교사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고립된 상황들까지. 현재 교사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지치고 무너지고 위험한 상태에 있다.
특히 초등학교는 옛날 마을공동체가 하던 사회적 돌봄을 해야 하는 공간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폰으로 노는 아이들이다. 과거 친구들과 함께 놀던 들과 강, 마당과 골목은 사라졌다. 그러나 학교는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 관계 맺기와 공동체 가치를 경험으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장소다.
기능적 지식이 아니라 관계성과 창조성을 키우는 것이 학교의 중요한 역할인 것이다. 그것은 경쟁적이지 않은 '놀이'에서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다. 어쩌면 지금 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서로에게 배우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놀이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와 조응하는 법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즐거움 속에서 자신을 회복하고 성장해 갈 때 교사도 행복하고 아이들도 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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