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농업이 경쟁력이다]21. 창원시, 노후·위험 주택지를 공공 텃밭으로

도심에 대규모 텃밭…시민 휴식처로 인기

창원시 신촌동 2012년 모습. 창원시청 제공
창원시 신촌동 2012년 모습. 창원시청 제공

경남 창원시는 올해 6월 22일 성산구 옛 신촌동 주택철거지역에 공동체 텃밭 '팜(Farm)&락(樂)'을 개장했다. 자연재해위험지역에 늘어서 있던 노후주택들이 10,000㎡(약3천30평)의 도시텃밭으로 거듭난 것이다. 공동 텃밭과 함께 산파첸스, 비름채송화, 메리골드, 베고니아 등이 자라는 꽃동산도 꾸몄다. 공동체 텃밭 '팜(Farm)&락(樂)' 조성은 창원을 전국 최대의 도시농업단지로 만들겠다는 허성무 창원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공동체 텃밭
공동체 텃밭'팜(Farm)&락(樂)'개장식

텃밭으로 거듭난 신촌동 주택가는 인근에 가파른 야산이 있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2005년 안전진단 결과 종합평가 D등급을 받았으며, 2006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다. 창원시는 2007년부터 10년에 걸쳐 133가구에 대한 보상과 이주를 실시하며 부지를 확보했다.

공동체 텃밭 조성을 위해 창원시는 2019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 도시농업공간조성 사업공모'에 응모, 사업비 7천500만원을 확보하면서 텃밭기반정비와 함께 부대시설을 설치할 수 있었다.

◇ "도시농업 무한한 가치…계속 확대"

창원시 공동체 텃밭 '팜(Farm)&락(樂)'은 현재 개인별 20㎡씩 350개 텃밭으로 구성돼 있으며, 나머지 공간은 부대시설, 도시농업 테마존, 꽃동산, 주차장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창원시는 이 대규모 공동텃밭에 도시농업 전문가를 파견해 시민들에게 간단한 농기구 사용법, 계절별 텃밭 가꾸기 요령 등 기초영농교육을 진행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주민소통 창구도 만들어갈 예정이다.

창원시 신촌동 텃밭 조성후 모습(항공촬영). 창원시청 제공
창원시 신촌동 텃밭 조성후 모습(항공촬영). 창원시청 제공

허성무 창원시장은 "옛 신촌동 지역은 재해위험지구로 활용방법이 많지 않은 곳이다. 여기에 도로를 정비하고 텃밭을 조성함으로써 흉물스럽던 곳을 아름다운 쉼터로, 콘크리트 도심에 꽃과 채소가 자라는 정원으로 만들 수 있었다." 며 "대규모 공공 텃밭을 도심에 조성함으로써 노후 주택지를 재생할 뿐만 아니라 주민복지를 늘리고, 정서를 순화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이 대규모 공동텃밭 '팜(Farm)&락(樂)'을 개장하면서 시(市) 조직을 개편, 농업기술센터 안에 도시농업과를 신설했다. 도시농업이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복지, 환경, 치유, 정서순화, 건강증진 등 커다란 잠재가치가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 농업테마존·꽃동산 꾸며 휴식처로 인기

공동체 텃밭 '팜(Farm)&락(樂)'은 도심에 위치한 대규모 텃밭이다 보니 시민들이 접근하기 좋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새벽부터 퇴근시간 후인 저녁까지 텃밭은 도시농부들로 북적댄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텃밭 담당자는 "심고 가꾸고 싶어 하는 시민들의 경작본능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서로 낯모르던 시민들이 농사를 매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남는 모종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서로의 밭을 보살펴주는 등 공동체 문화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텃밭뿐만 아니라 도시농업 테마존과 꽃동산을 함께 조성한 덕분에 직접 텃밭을 가꾸지 않는 시민들도 운동 겸 휴식 겸 많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창원시 도시농업 테마존과 꽃동산. 창원시청 제공
창원시 도시농업 테마존과 꽃동산. 창원시청 제공

정태열 경북대 조경학과 교수는 "일본 요코하마시는 도시계획에 따라 관할 행정관청이 도로 용지를 취득하고, 그 중 일부를 미이용 토지로 분류해 인근 주민들이 커뮤니티 가든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은 토지 용도가 변하는 이행기(移行期)에 일정면적을 정원으로 꾸며 채소를 가꾸기도 한다"며 우리나라도 '도심에 텃밭을 조성할 공간이 없다'는 말만 거듭하지 말고, 노후주택지나 노후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등 토지용도 이행기에 행정관청이 적극적으로 텃밭부지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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