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전문위원님, 경주 발전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라 국내 관광 발전의 계기라는 점을 기억하고 꼭 도와주십시오."
17일 오전 9시 50분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릴 국회 본관 508호실 출입문 앞을 지키고 섰던 김석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경주)은 국회 전문위원, 동료 의원 등 가리지 않고 문지방을 넘나드는 이들에게 연방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한 사람, 한 사람 붙잡고 10분 후면 이곳에서 자신이 대표 발의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이하 신라왕경특별법) 심사가 있으니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는 사이 같은 당 소속인 박인숙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이 회의실에 들어오자 부리나케 위원장석까지 쫓아가 또 한 번 읍소했다.
김석기 의원실 관계자는 "여태껏 국회 생활하며 법안 하나 통과시키려고 2년 넘는 시간 동안 이렇게 애쓰는 의원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신라왕경특별법은 이날 법안소위 의결을 통해 제정 '8부 능선'에 올랐다. 그 배경에 이렇듯 김 의원의 뚝심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5월 김 의원이 특별법 발의를 위해 서명을 받아낸 의원은 모두 181명이다.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이 아닌 개별 의원 법안에 날인한 공동 발의자 수로는 역대 가장 많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설명이다.
김 의원은 한 명이라도 더 서명을 받고자 발로 뛰었다. 서명을 할 때까지 찾아가 만나 설명했다. 그 덕분에 법안 발의 서명을 잘 안 해주기로 소문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이 속한 한국당에서는 95명의 서명을 받았고,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의 전신)에서도 당 지도부를 포함해 27명이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의 전신), 무소속 의원들까지 이름을 올려 그야말로 여야 구분이 없다.
당시 국회의원, 정치부 기자들은 김 의원만 만나면 '신라왕경 복원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설명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들어야 할 정도였다.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마주쳐 인사라도 하려면 상대방이 먼저 '신라왕경특별법이 잘 되도록 돕겠다'고 할 정도"라며 "법안소위가 열리기 전 날에도 소위 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반대만 하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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