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권이 움직이고 있다. 그 중심에 동대구와 부도심이 있다. 동대구역은 최근 대구에서 가장 급부상한 상권이다. 2016년 12월 문을 연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와 대구신세계백화점이 도화선이 됐다. 이후 주택과 상가 개발이 이뤄졌다. 골목에도 개성 있는 가게들이 생겨났다. 더불어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기반으로 한 부도심 상권도 성장하고 있다.
◆새 물결 일어나는 동부로34길
지난 17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서 동부로를 건너니 작은 골목길이 나왔다. 동부로34길의 시작이다. 오르막길을 따라 150m가량을 걸었더니 카페와 음식점 등 10여 곳이 영업 중이었다. 옛 건물 형태를 그대로 살린 카페를 비롯해 일본 라멘과 중국 마라탕, 베트남 요리, 삼겹살 등 다양한 음식점이 있었다.
이곳 골목이 활성화되면서 땅값이 올랐다. 동부로34길에 새롭게 들어선 가게 10곳의 올해 공시지가는 2014년보다 55.2~87.3% 상승했다. 1㎡당 공시지가는 2014년 74만8천800~88만5천800원에서 올해 116만4천~159만원으로 치솟았다. 10년 전인 2009년 1㎡당 공시지가는 62만7천~75만9천원에 불과했다.
동부로34길은 복합환승센터와 백화점 공사가 시작된 2014년 2월과 완공한 2016년 12월 사이 외지인 투자가 이뤄졌다. 법원 등기부등본(이달 5일 기준)을 확인한 결과 새 가게 10곳 중 5곳은 2014~2016년 사이 매매를 통해 주인이 바뀌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범어동(2곳)과 만촌동(1곳), 동구 신서동(1곳) 등 대구뿐만 아니라 경기도 고양시(1곳)도 있었다.
건물 용도변경과 투자도 최근에 집중됐다. 10곳 중 5곳이 용도변경을 했고, 시점은 모두 2014년 이후였다. 기존에 주택과 점포, 창고였던 것이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소매점, 사무실 등으로 바뀌었다. 빚을 낸 투자도 이뤄졌다. 10곳 중 7곳에 근저당권이 설정됐는데 이 역시 2014년 이후였다. 평균 근저당 금액은 3억7천만원가량이다.
◆대구의 새로운 소비거점 '동대구'
동부로34길의 새 바람은 동대구역세권의 상승세를 상징한다. 동대구역 반경 500m 이내 대구은행 BC카드 소비금액은 2016~2018년 사이 7.3% 증가했다. 대구 주요 역세권 12곳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이다. 이곳 상권은 젊은 세대가 주도했다. 20대(20.6%)와 30대(25%), 40대(21.5%)가 카드 소비의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업종에서도 젊은 층의 선호가 나타났다. 한식(33%)과 카페를 포함한 서양음식(48.4%) 등이 호조를 보였고, 미용원(80.8%)과 제과점(70.4%)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외에 피부미용실과 레저업(요가·필라테스 등), 통신기기, 액세서리 등 젊은 층이 찾는 업종이 선전했다. 소매업인 편의점(101.4%)과 슈퍼마켓(116.2%)도 성장했다.
동대구역세권의 성장 배경에는 유동인구가 있다. 도시철도 동대구역 이용객(하차)은 2016~2018년 사이 32.5% 늘었다. 대구 도시철도역 가운데 최근 개통한 두 곳(설화명곡역, 화원역)을 제외하고는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반월당역과 중앙로역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명절 특수도 새롭게 누렸다. 2016~2018년 사이 2월(설)과 9월(추석)의 카드 소비가 각각 19.4%와 36.2% 늘었다. 평균(7.3%)의 2.7배와 5배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시외·고속버스정류장을 복합환승센터로 모으고, 백화점이 입점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땅값 역시 크게 상승했다. 복합환승센터 맞은편 동부로30길(도로 양쪽 600m 구간)의 공시지가는 2016~2018년 사이 13~39% 상승했다. 올해 가장 비싼 곳은 1㎡당 500만원 전후로, 2016년 380만~390만원보다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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