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외 경제 악재에 금리 인하…성장률 전망도 하락하는 악조건

무역분쟁 등 경제 여건 악화에 미 금리 인하 예상돼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낮춘 배경으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락이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도 예상되면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는 관측이다.

금융권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시장에선 미국 금리 결정을 지켜본 뒤 금리 인하를 결정해온 과거 한은 행보를 봤을 때 7월보다는 8월 인하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한은은 예상을 깨고 7월 인하를 단행했다.

한은은 이날 금리 인하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에서 0.7%로 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과 물가 흐름이 애초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7월 인하 메시지를 던진 것, 일본의 수출규제도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하반기 내내 지속하고, 반도체 이외 산업으로도 수출규제가 확대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11월 말 금통위에서 0.25%p 더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춰 정책여력이 그만큼 줄어들긴 했지만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리 인하에 국내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470원(0.88%) 오른 5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장 이후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다.

금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가격이 오른다. 특히 이자가 없어서 금리와 반비례해 가격이 형성되는 특성으로 말미암아 이날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져 시중에 돈이 풀릴 경우 부동산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1천17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깔린 상황에서 최근 상승세인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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