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고도는 웅대, 찬란, 정교, 활달, 진취, 여유, 우아, 유현의 감(感)이 살아날 수 있도록 재개발할 것.'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작성해 정소영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에게 사업 방향을 지시했던 내용이다.
1971년 11월 건설부가 펴낸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서의 첫째 장에 인쇄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경주개발계획작성지침도 친필로 작성해 개발 대상지역, 문화재·사적 보수, 경주시 도시계획 및 도로개발계획 등에 대해 지시했다.
경주관광종합개발사업의 핵심은 경주를 국제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도(古都) 지역과 보문지(지금의 보문호) 일대를 개발해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신시가지를 조성하고 13개의 사적지구(토함산지구, 무열왕릉지구, 남산지구, 미추왕릉지구, 낭산지구, 괘릉지구, 명활산지구, 오릉지구, 월성지구, 김유신장군묘지구, 황룡사지지구, 문무대왕지구, 금강산지구)를 정비해 이들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만드는 게 골자다.
개발 계획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1972년부터 5년 동안은 경주시의 기반시설과 사적지구를 정비하고, 1977년부터 5년간은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하도록 했다. 그러나 재원 조달 여하에 따라 유연성 있게 조절한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현재 경주의 모습은 이 계획에 따라 1970년대에 갖춰진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게 상당수 경주시민의 평가다.
김병찬 경북문화관광공사 홍보전산팀장은 "도심에 한옥이 보존되고, 콘크리트로 지어지긴 했지만 기와를 얹어 한옥 형태를 한 경주만의 독특한 건축물과 깨끗이 정비된 주요 사적지, 대표적 관광지인 불국사·석굴암과 주요 숙박시설이 밀집한 보문관광단지를 잇는 보불로 등은 모두 당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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