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 인하에 부동자금 1천조원 향방은

채권과 금, 달러 등 새로운 수익처 낮아 나설 듯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국내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국내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1천조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 탓에 계속 쌓여온 대기성 자금이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금리가 함께 내려가면서 다른 수익처를 찾기 위해 움직일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 규모는 5월 말 현재 965조원에 달한다. 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금리가 1%대 중반으로 내려가면 이 같은 부동자금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채권이 부상하고 있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한은이 하반기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채권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에 대한 수요도 높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580원(1.07%) 오른 5만4천580원에 거래를 마감, 역대 최고가를 이틀째 경신했다. 안전자산인 금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금리와 반비례해 가격이 형성되는 금의 특성으로 인해 시장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역시 주목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상황이지만 환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금융자산 배분 차원에서 달러를 찾는 움직임이 있다.

반면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의 투자는 미지수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유가 경기 둔화 때문이라 증시에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2014년과 2016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도 경제 침체 우려로 증시가 하락했다.

정부 규제 탓에 부동산 시장으로 부동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지만 예단하기 쉽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 금리와 함께 대출 금리도 내려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호재일 수 있지만 지금처럼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있는 상황에선 자금 유입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 달러 같은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면서 자신운용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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