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맛있는 녀석들' 사칭 광고 사기 주의보, "방송 내보내 줄테니 1천만원 달라"

피해 당할 뻔한 업주 "불경기 음식점 업주 심리 악용한 듯, 괘씸", 방송 실제 제작사 "법적 대응 검토"
경찰 "피해 또는 사기 시도 사례도 적극 신고 바라"

맛있는 녀석들 홈페이지 캡처.
맛있는 녀석들 홈페이지 캡처.

인기 먹방(먹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을 사칭해 식당 주인으로부터 촬영·광고비를 뜯어내려는 비대면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달 초 대구 달서구 한 곱창전골 식당 주인 A씨는 자신을 케이블티비에서 방영하는 먹방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의 작가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미심쩍은 광고 제안 전화를 받았다. 이 사람은 또 제안서 파일이 첨부된 이메일까지 A씨에게 보냈다.

A씨는 "이메일에는 '해당 식당에서 7월 22~24일 맛있는 녀석들 방송을 촬영해 8월 9일 방송할 예정이며, 방송 MC는 김준현·유민상·김민경·문세윤, 게스트는 이영자·화사'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했다.

이 외에도 '방송통신위원회 공시 광고가격은 부가세 별도 3천만원이나, 방송협찬지원금 2천만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니, 업체 부담 비용 1천만원에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면 회신해 달라'는 문구와 함께 문의를 받을 담당 PD 이름과 연락처, 제작사 직통 전화번호 등도 적혀 있었다.

미심쩍었던 A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작사에 문의했다. 제작사 측은 비슷한 내용의 사기를 당한 뒤 피해를 호소하는 업주가 수십 명에 이른다고 답했다.

A씨는 "맛있는 녀석들 같은 인기 프로그램을 촬영한다면서 사전 답사를 오지 않는 점도 이상했고, 호화 게스트를 두 명이나 부르는 것도 본 적 없는 일이다. 불경기에 허덕이는 음식점 주인의 심리를 파고들어 큰돈을 뜯으려는 게 괘씸했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을 제작하는 (주)아이에이치큐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이 같은 사기 시도에 대한 문의 또는 피해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아이에이치큐는 이달 중순부터 방송 영상 하단에 '방송 제작을 사칭한 사기를 주의하라'는 내용의 문구를 내보내는 한편, 제작진을 사칭한 인물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아이에이치큐 관계자는 "유사 피해가 잇따르면 프로그램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므로 피해 사례를 파악해 경찰에 신고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음식점 업주들도 미심쩍은 제안은 거절해 피해를 막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지역에서는 이런 범죄로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없다. 다만 피해를 당하지 않고 사기 시도만 겪는 것도 수사에 참고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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