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포스코교육재단, 공립화 수순 본격화하나

최근 최정우 회장에게 공립화 방안 보고

포스코교육재단(이하 재단)의 재단 소속 학교 공립화 추진(매일신문 6월 24일·7월 2일 자 8면 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단은 ▷교사 특별수당 백지화 ▷야구부·체조부 등 운동부 폐지 및 조정 ▷자사고인 포항제철고의 일반고 전환 ▷인력 구조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 18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이 이를 수용할 경우 재단은 소속 학교의 공립화를 위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재단은 해마다 포스코로부터 받는 출연금을 줄여가고 있고, 2021년엔 '0'으로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385억원에 달했던 포스코 출연금은 지난해 245억원, 올해 180억원(예상)으로 크게 줄었고, 내년엔 1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출연금이 0원이 될 경우 학교 운영비를 국고보조금에 기댈 수밖에 없어 목표한 공립화가 가능하게 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민들과 학교 구성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황당해 하고 있다. 재단이 지난 4월 주민과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학교 공립화를 유보한다고 해놓고선 이를 몰래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북도교육청도 당시(1995년) 포스코 회장이 재단 교육인가를 받기 위해 직접 각서까지 써가며 '포스코가 적극 지원해 우수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약속하고선 이제와선 협의는커녕 말 한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공립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립화에 대한 재단의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다"며 "도교육청 예산이 추가로 지원되는 사안이어서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단 내 한 교사는 "포스텍 등에서 일할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특화된 교육시스템이 필요하고, 이것이 결국 포항의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포스코가 왜 이를 붕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단 내 학교가 경제논리에 매몰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포스코로부터 재정 독립을 해야 재단의 교육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런 측면에서의 공립화 고민을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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