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관계가 심상찮다.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갈등이 경제 문제로 번지더니 급기야 외교,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무례와 오만에 화가 나지만 한편으론 국면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하다. 경상북도 독도정책관을 역임하고 독도재단에 몸담고 있다 보니 그 긴장감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독도재단이 출범 10년을 맞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재단이 생긴 것도 일본의 도발 때문이었다. 일본 시마네현의회가 2005년 소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조례안을 통과시키고 2006년 2월 22일 제1회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1905년 2월 22일 일본제국이 독도를 시마네현에 강제 편입·고시한 것을 기념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하기 위한 속셈인 것.
경상북도와 경상북도의회는 이에 시마네현과의 자매결연 파기, 10월 '독도의 달' 조례 제정, 독도지킴이팀(현 경상북도 독도정책과) 설치 등으로 맞섰고 민간 차원에서 독도 교육과 홍보 등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 안용복재단(2014년 독도재단 개칭)을 설립한 것이다.
재단 출범 10년을 맞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다시 일본과 마주하게 되니 부담감과 책임감에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
독도재단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일을 해왔다. 연간 1만 명에 가까운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독도 교육은 이미 전국의 학교, 교사들로부터 정평이 나 있다. 전국 유일의 찾아가는 독도홍보관인 독도홍보버스는 전국 축제장 행사장의 러브콜 1순위다. 국내 체류 외국인 독도 탐방 사업은 정부가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국비 사업이다. 대학교에 독도 동아리가 없는 것이 안타까워 시작한 전국 대학 독도 동아리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40여 개의 동아리를 탄생시켰다.
해외 활동도 활발해 일본 내 양심적 시민단체인 '다케시마의 날을 다시 생각하는 모임'과 결연을 하고 매년 2, 3회씩 정기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미국의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미국 내 1천여 주말한글학교 모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차세대 한인과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독도의 진실을 전파하고 있다. 이처럼 총량적인 면에서 독도재단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21일 재단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독도 영토주권 강화와 독도재단의 역할' 학술 행사는 앞으로 재단이 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 주었다.
이날 단연 주목을 끈 것은 독도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150여 점의 고지도 가운데 일본학자 나가쿠보 세키스이의 지도와 그 유사 지도 등 10점을 공개한 것. 일본이 그토록 주장해 온 고유영토론이 허구임을 밝히는 쾌거였다. 또 현재 일본 외무성 등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는 지도는 막부의 허가를 받지 못한 해적판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공개했다.
일본은 시기가 문제일 뿐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억지를 부려 분쟁화하고, 국제사법재판소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할 것이 자명하다. 일본의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거와 명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독도재단은 이를 위해 독도 자료 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강화하면서 국내외 기관,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주장이 허구임을 밝히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야 하겠다. 국제법 전문가 등 신진 학자 육성 및 지원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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