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울림엔터테인먼트(울림)는 '로켓펀치'라는 이름의 새 걸그룹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팀의 멤버 중 1명인 타카하시 쥬리는 일본의 유명 아이돌 그룹인 AKB48의 멤버였으며, 지난해 '프로듀스 48'에도 참여해 최종 순위 16위를 기록했다. 이후 울림이 타카하시 쥬리를 영입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고 그도 고심 끝에 올해 3월 AKB48을 나와 울림의 새 걸그룹에 합류하기로 한다.
문제는 울림이 '로켓펀치'의 출발을 발표한 시점이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전국에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때라는 것이다. 그래서 새 걸그룹의 출발에 장애가 되지않나 싶어 인터넷과 SNS 반응을 살펴봤다. 다행히 타카하시 쥬리의 한국 데뷔를 축하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일본인이라고 비난하는 댓글은 찾기 힘들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처음 일어났을 때 몇몇 사람들은 아이돌 중 일본인 멤버도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트와이스의 사나와 아이즈원의 미야와키 사쿠라를 콕 집어 퇴출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찻잔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아베 총리의 한국에 대한 경제제제에 대해 화를 내야지 애먼 한국 아이돌 일본인 멤버에게 그 화살을 돌리는 건 온당치 않다는 게 사람들의 일반적인 여론이었다. 또 일본인 멤버 퇴출 움직임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자기들이 도발한 싸움이 '한국인 대 일본인' 사이의 전면전으로 비화하면 자기들의 부도덕성을 은폐할 수 있고, 나아가 재무장을 위한 개헌의 동력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혹시나 싶어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국 아이돌의 일본인 멤버를 욕하는 목소리는 없는지 살펴봤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의 일본인 멤버 몇몇의 이름을 입력해 내용을 검색해봤더니 그들을 비난하는 글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내 검색기술의 한계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찾아지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봤을 때 적어도 아이돌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어느정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미운 건 일본 정부의 작태지 일본 출신 아이돌 멤버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일본인 멤버들은 단순히 한국에 돈 벌려고 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음악, 'K-POP'을 하고 싶어서 온 것이란 점이다. 그야말로 자발적 친한파가 된 이들을 굳이 압박해서 더 관계가 나빠지게 할 이유는 없다는 게 대다수 평범한 아이돌 팬들의 반응이다. 이처럼 한국의 '덕후'들이 그나마 이성적이고 성숙한 판단을 하고 있어서 아이돌을 파고 있는 입장으로써 매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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