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리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이 건물 가압류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원 A씨 위로금을 지급하지 못해서다.
패션연 관계자에 따르면 A씨 유족은 위로금 미지급을 이유로 지난주 대구지방법원에 패션연 건물 가압류를 신청했다. 패션연이 주지 않은 위로금은 1억3천만원에 이른다.
A씨는 2017년 자신이 업체를 상대로 대관 업무 갑질을 한다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패션연은 유족에게 연구원 규정에 따라 산재보험과 별개로 1천90일치 임금(2억2천만원 상당) 중 9천만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1억3천만원은 사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되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일단락됐던 문제는 지난달 25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본부가 A씨 죽음을 업무상 재해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패션연은 약속에 따라 1억3천만원을 지급해야하지만 지급에 난색을 표했다. 경영난으로 지난달 직원 월급을 일부 미지급했고, 연말이면 적자 규모가 1억6천만원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1억원이 넘는 위로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A씨 유족들은 이에 패션연 건물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패션연은 이르면 이번 주에 중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가압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연 관계자는 "내년에도 정부 연구과제가 동결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탈출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연은 위로금 액수가 큰 만큼 현재 원장 공백 상태에서 지급 절차를 밟기는 어려워 연말은 돼야 지급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패션연은 원장 공모 중으로 이르면 9월 중 신임 원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박재범 패션연 원장직무대행은 "위로금은 응당 지급하겠지만 지금은 돈이 없다"며 "신임 원장이 오면 지급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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