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에는 흐름이 있다. 국가 간의 수입과 수출처럼 지역 내에서도 소비가 이동한다. 소비자의 수요와 상권의 공급에 따라 구·군의 지출과 수입이 결정된다. 역외에서 쓴 것보다 역외로부터 벌어들인 금액이 더 많거나 적은 결과가 나온다. 카드 소비를 보면 중구와 남구는 주민이 다른 구·군에서 쓴 것보다 다른 구·군 주민으로부터 벌어들인 금액이 더 많았다. 반면 다른 구·군은 역외에서 쓴 소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들어오는 수입이 더 많은 중·남구
2016~2018년 대구은행 BC카드의 구·군 사용금액을 '카드 소비수지'로 분석했다. 카드 소비수지는 '역외로의 지출'(역외지출) 대비 '역외로부터의 수입'(역외수입)을 말한다. 역외지출이 100이고 역외수입이 105면 카드 소비수지는 +5%가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살펴본 결과 지난해 중구의 카드 소비수지는 +786.7%였다. 중구 주민이 100만원을 다른 구·군에서 쓰는 동안 다른 구·군 주민은 886만7천원을 중구에서 사용했다는 뜻이다. 중구는 자체 거주인구가 적은 대신 대형소비시설이 밀집해 있고, 도시철도와 도로 등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이를 다른 구·군과의 관계로 보면, 중구는 나머지 7개 구·군과의 소비에서 흑자를 봤다. 특히 달성군(+3천103.2%)과 달서구(+1천318.1%)의 경우 압도적으로 중구가 이득을 봤다. 지난해 달성군 주민이 중구에서 소비한 금액은 중구 주민이 달성군에 쓰는 것보다 32배 많았다.
남구의 지난해 카드 소비수지도 +5.9%를 기록했다. 중구(-81.2%)와 수성구(-5.8%)를 제외하고 나머지 구·군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나타냈다. 특히 달성군(+352.7%)과 달서구(+133.8%)와의 소비에서 상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남구의 지난해 카드 소비수지는 2016년(+10.4%)보다 4.5%포인트(p)가 감소했다. 이는 달성군(-62.1%p)과 동구(-40.7%p)의 감소 폭이 유달리 컸기 때문이다. 달성군과 동구 내 소비 여건이 개선돼서다. 달성군은 다사읍과 화원읍, 옥포읍 등에 신도시가 들어섰고, 동구도 동대구역세권과 대구혁신도시의 소비가 증가했다.
◆다른 기초단체는 타지역에서 더 많이 소비
대구 나머지 6곳의 구·군은 카드 소비수지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은 적게는 -7%에서 많게는 -70%에 가깝게 기울어진 소비 흐름을 보였다. 2016~2018년 사이 변화를 보면 동구와 달성군, 수성구 등은 개선됐으나 서구와 달서구, 북구의 소비 불균형은 더 나빠졌다.
수성구의 카드 소비수지는 -6.9%로 역외지출과 역외수입의 균형에 근접했다. 특히 2016년 -11.7%에서 4.9%p 개선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서구와 달서구, 북구 등과의 소비 흑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성구 구민의 구매력이 높아서 자체 상권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다만 동구와는 카드 소비수지는 2016년 59.6%에서 2018년 17%로 42.6%p 감소했다.
동구와 달성군은 2016~2018년 사이 카드 소비수지가 개선됐다. 동구는 2016년 -48%에서 2018년 -34.5%로 13.5%p 나아졌다. 구·군 관계에서 달성군과 서구를 제외한 나머지 5곳과의 소비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달서구와 수성구, 남구, 북구 등과의 카드 소비수지가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 폭을 나타냈다.
달서구와 북구, 서구는 카드 소비수지 적자가 심해졌다. 대규모 주택단지가 많은 달서구(2016년 -44.9%→2018년 -48.8%)는 '베드타운'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비가 많은 편이다. 서구(-25.1%→-36.0%)는 다른 지역 주민을 유인할 수 있는 대형유통시설과 상권이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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