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찾은 경북도청 신도시 내 도청 인근 공영자전거 대여소. 공영자전거 15대가 줄지어 나란히 세워져 있었지만 한동안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은 듯 자전거 안장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
경북도청 신도시 공영자전거인 '타이소'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타이소는 대중교통 부족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도청신도시 주민들에게 친환경 교통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올 2월 도입된 공영자전거이지만 접근성과 이용 절차 등이 불편해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타이소를 운영하고 있는 예천군에 따르면 도청신도시 공영자전거 이용 가입 회원은 1천350여 명, 이들이 자전거를 이용한 건수는 3월 1일 이후 현재까지 3천1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신도시 거주 인구(2만 명 기준) 대비 약 6.7%가 회원 가입을 했고, 회원 1명이 5개월 동안 2회 정도 이용한 셈이다.
현재 타이소는 도청신도시 내 예천군 지역 4곳과 안동시 2곳 등 6곳에 70여대가 배치돼 있다. 애초 150대를 구입했지만 이용자가 적어 수리 등을 위한 여분까지 포함해 100대를 운영하면서 대여소엔 70여대만 배치하고 있다.
이처럼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이유는 스마트폰을 통한 이용 절차를 거치는데 시간이 적잖이 걸리는 데다 대여소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한 취재진이 야외에 있는 대여소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회원에 가입하고 결재 과정을 거치는 데 10분 이상 걸렸다.
게다가 3개의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신도시 중심부에서 가장 가까운 대여소까지 걸어 보니 약 15분이나 걸렸다. 대여하고 반납하는데 도보로 왕복 30분이 소요돼 실생활에서 편하게 이용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거리도 멀었다.
50대 한 주민은 "타이소를 이용하기 위해 대여소 앞에서 시도는 해봤지만 어플리케이션만 설치하고 포기했다"며 "회원 가입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스마트폰에 익숙하지도 않아 애를 쓰다 그만 뒀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대여소가 많지도 않고 생활하는 반경에서 너무 떨어져 있어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시간보다 자전거를 대여하고 반납하려고 오가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은 공영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의 불편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예천군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주 출입구에 대여소를 5곳 증설하겠다"며 "또 타이소 홍보에도 적극 나서는 한편 상담사 연결 등을 통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타이소에 가입하고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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