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개발도상국 지위 제외' 압박에 경북 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미중무역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안심만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상주에서 경북 최대 토마토유리온실을 운영하는 조영호 ㈜새봄 대표는 "이번 미국의 압력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가 다른 산업과 비교해 농업분야가 꽤 보호를 받아온 입장이라 개도국 지위 제외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다"며 "과연 정부의 대책과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농업인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품목은 개도국 지위 상실로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늘의 경우 개도국 지위 유지시 현재 관세율이 특별품목으로 인정받아 360%를 매기고 있지만, 선진국으로 분류되면 민감품목의 경우 276%, 일반품목이라면 108%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양파 역시 현재 135%인 개도국 지위 관세율이 선진국 분류시에는 민간품목이면 104%, 일반품목이면 41%로 대폭 낮아진다.
이에 따라 이들 재배 농가는 저가의 수입산 물량이 국내로 대량 유입되면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번처럼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농업을 세우기 위해 하루 빨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천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한 농민(49)은 "최근 김천에서 재배된 '샤인머스켓' 포도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외국의 어떤 포도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며 "농업이 언제까지 관세와 정부보조금으로 연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지역 쌀 전업농 대부분은 고품질 브랜드 쌀을 생산하고 있는데다 백진주 등은 생산을 못 따라 가고 있어 수입쌀과 차별화될 것"이라며 "수입 농산물보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고품질 브랜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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