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문학 소양 키워요'.. 경북 학생들의 '유교문화 탐방' 프로그램 성료

학생들 체험 기회와 학생, 교사 간 소통의 장 마련
경북도교육청, 탐방 사업 확대 예정

포항오천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2일 경북도교육청의
포항오천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2일 경북도교육청의 '유교문화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해 안동을 방문,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교육청이 4개월여에 걸쳐 진행한 '유교문화 탐방'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유교문화 탐방은 경북 학생들의 인문학 소양을 키워주려고 올해 처음 시도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 한국 정신문화 수도인 안동 지역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적극 활용해 청소년이 직접 보고 들으며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번 탐방은 지난 4월에 시작, 이달까지 진행됐다. 탐방에는 예천여중, 봉화 춘양중, 상주 성신여중, 구미 선산중, 청도 이서고, 포항 오천고 등 6개 학교에서 중·고교생 420여 명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류성룡, 류진 선생을 배향한 하회 병산서원을 둘러봤다.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 임청각, 독립운동기념관도 탐방했다. 임청각은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 10명을 배출한 곳.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로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불린다.

안하빈(오천고 2학년) 양은 "내가 사는 경북에 이렇게 훌륭한 역사와 문화가 흐르고 있는지 잘 몰랐다"며 "이번 체험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교과서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생생하게 우리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구미 선산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12일 안동에서 열린
구미 선산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12일 안동에서 열린 '유교문화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지등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이번 탐방은 교사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다. 학생들과 좀 더 많이 소통할 기회가 됐고, 책으로만 보던 문화 유산을 체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는 것이다. 특히 교문 밖을 나서 사제 간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들 했다.

오천고 손창완 교사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상징인 임청각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서원 중 가장 품격 있는 병산서원을 답사하게 돼 학생들이 매우 즐거워 했다"며 "선현들이 남긴 역사 문화 유산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체험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도교육청도 이에 부응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탐방 코스를 확대,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탐방 코스는 권역별 코스와 주제별 코스 등 2가지다.

권역별 코스 가운데 하회마을 권역은 겸암 류운룡 선생이 학문 정진과 제자 양성을 목적으로 지은 겸암정사 등을 둘러보는 코스. 한국 최고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권역은 자연암벽에 자리 잡은 제비원석불과 안동한지공장을 방문, 한지탈과 부채 등 공예도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도산서원 권역은 이육사문학관을 통해 독립운동에 대해서 알아보고, 대표 유학자 퇴계 이황 선생의 도산서원을 찾는 길이다. 경북의 역사학적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도 방문한다. 여기서 금박 책갈피 만들기 등 체험 행사도 준비 중이다.

경북도교육청의
경북도교육청의 '유교문화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도 이서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7일 임청각 인근에 위치한 법흥사지칠층전탑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주제별 코스로는 ▷'어진 사랑과 올곧음을 찾아 떠나는 선비 나들이'라는 주제로 안동의 대표 학자들의 생가와 서원을 방문하는 '유교 정신문화의 길' ▷'항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가다'를 주제로 권오설 선생의 고향 가일마을과 임청각, 독립운동가의 고향 내앞마을을 방문하는 '자주 독립운동의 길' 등을 구상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 유산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인문학 소양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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