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에서 부드럽고 달콤하게 녹는 아이스크림 시장이 녹아내리고 있다. 어린이 인구 감소와 커피 등 대체재가 인기를 얻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을 활용한 신제품 출시로 매출 회복을 노리고 있다.
◆소비 감소세 완연
빙과류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스크림 소비가 많은 어린이 인구가 줄어든 데다 빙과류의 대체제인 커피전문점이나 디저트 카페 등이 부상한 것 등이 꼽힌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7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빙과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부진하거나 신장률이 크게 줄었다. A 대형마트의 지난 5~7월 빙과류 매출은 전년보다 3% 정도 줄었고, B 편의점의 빙과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3.6% 늘었지만 지난해 매출신장률 12.6%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매출 규모는 2016년 1조9618억원에서 지난해 1조6291억원으로 17% 감소했다. 빙과류 소비가 몰리는 3분기 매출도 2016년 7650억8천900만원에서 지난해 5798억7천600만원으로 24.2% 줄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가격정찰제가 자리잡으면서 제품 판매단가는 다소 올라갔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실제 소비량은 이보다 더 줄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이 대안?
칼로리를 줄이거나 더 건강하게 만든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 탈출구로 꼽힌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전체 빙과류 시장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 시장은 2015년부터 매년 연평균 약 10%씩 커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1천710억원에서 2017년 1천76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아이스크림 매출에서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 상반기 27.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5%에 비해 6.3%p(포인트) 증가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외식 아이스크림 매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배스킨라빈스로 알려진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5천602억원의 매출로 전년보다 7.1% 성장했다.
프리미엄 해외 아이스크림 수입도 지난해 3천853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2천993만달러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는 지난 2015년 매출이 573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70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새 22% 매출이 늘었다.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Jerry's)는 이달 1일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 초콜릿 칩 쿠키 도우 등 4가지 맛을 GS25를 통해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벤앤제리스는 미국 버몬트 주에서 성장촉진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자란 젖소에서 짜낸 우유를 쓴다. 합성향료나 인공색소도 쓰지 않는 게 특징이다.
저칼로리에 담백질 함량을 높인 아이스크림으로 2017년 기준 미국 슈퍼마켓에서 가장 많이 팔린 파인트 아이스크림 헤일로탑(Halo Top)도 지난 19일부터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일반 아이스크림 대비 칼로리가 25% 수준인 피코크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욜로우'(Yolow) 5종을 지난 6월 출시했다. 설탕과 유지방 사용을 크게 낮춘 저열량 아이스크림으로 파인트(473㎖) 1통의 칼로리는 220kcal에 그친다.
◆스테디셀러의 변신

장수 제품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를 살짝 비틀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신제품 출시도 눈길을 끈다.
빙그레가 1992년 출시한 메로나는 지난해 튜브형 신제품 '올때 메로나 튜브'로 출시됐다. 세계 최초로 사각형태로 각이 진 튜브 아이스크림으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

1975년 출시된 빙그레 비비빅은 지난해 3월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로 변신한 모습을 선보였다. 특별한 마케팅 활동이 없었음에도 이 제품은 출시 후 1년간 250만개가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인절미를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빙그레는 올 3월에는 '비비빅 더 프라임 흑임자'도 출시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비비빅은 연간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브랜드"라며 "소비자 반응을 참고해 비비빅의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는 제품들을 새로 출시하면서 브랜드를 확장시켜 나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녹색 부분이 위로, 빨간색 부분이 아래로 간 '거꾸로 수박바'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빨간색 부분만으로 만든 '완전 시원한 수박바'를 내놓았다. 보라색 표면을 핑크색으로 바꾼 '핑크 죠스바'도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6년 '얼려먹는 야쿠르트'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아이스크림 속에 쫀득한 야쿠르트를 넣은 '그랜드 야쿠르트바'를 최근 출시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품을 활용한 빙과류 신제품들은 맛은 물론 색다른 재미까지 충족시킬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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