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천만 시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4가구 중 1가구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도시공원 내 반려동물 전용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반려견을 공원에 데려오는데 대해 주민들 간 불화(매일신문 7월 26일 자 8면)까지 빚어지고 있지만, 대구에는 반려동물 전용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이현희(57·대구 서구) 씨는 지난 6월 서구지역 반려견주 29명과 함께 애견공원, 공원 내 반려동물 공간 조성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대구 서구의회에 전달했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씨는 "서구 중리동 퀸스로드에도 매일 저녁 50여명이 넘는 견주이 산책을 나오는데, 목줄을 하고 배변봉투를 들고 다녀도 매번 주민들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었다"며 "반려견과 공존하는 대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행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원녹지법)에 따르면 동물전용 놀이터는 주제공원이나 10만㎡ 이상 근린공원에만 설치 가능하다.
하지만 역사·문화·묘지 공원 등 특정 주제를 가진 주제공원에는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등 생활권 공원이 포함돼 있지 않아 사실상 도심지 내 공원에는 동물 놀이터 설치가 불가능한 셈이다.
대구지역 160개 근린공원 중 면적이 10만㎡ 이상인 곳도 28곳이 있지만 이중에서도 동물 놀이터가 설치된 곳은 없다. 법적 기준을 충족한다 해도 보상문제 등 토지 확보 문제가 맞물리는 탓이다.
달서구청은 올해 초 장기공원 내 동물놀이터 설치를 계획했지만 현재는 보류된 상태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라 장기공원 내 5천㎡ 면적에 애견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대구시에 건의했지만 공원 활용과 토지확보 문제 등에 있어 대구시와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는 토지확보, 공원조성, 동물 공간 등을 관리하는 담당부서가 다 달라 조율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동물복지와 주민 갈등 해소를 위해 반려동물 전용공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장은 "한정적인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반려견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하며, 반려견주들 역시 동물과 함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국적으로 동물등록제 시행 이후 신규 등록 반려견은 2015년 9만1천232마리에서 지난해 14만6천617마리로 매년 늘고 있다. 대구는 지난해 6천264마리가 신규 등록하는 등 지금까지 6만4천961마리의 반려견이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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