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권을 더 정확하게 살피기 위해선 지역을 드나드는 소비를 살펴야 한다. 대구로 들어오는 수입은 지역 상권에 영향을 미친다. 경상북도에서 유입되는 카드 소비가 대표적이다. 물론 대구시민도 다른 지역에서 소비한다. 주로 시·도 경계와 가까운 동네의 사람들이 대구 밖으로 나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확한 소비 분석을 위해서 민간과 공공데이터의 접목을 통한 최신 소비패턴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북에서 대구로 들어오는 수입
소비 흐름은 대구 안에 한정돼 있지 않다. 대구 이외 지역으로 나가거나 다른 지역 사람들이 대구로 와서 지출하기도 한다. 이를 확인하고자 지난해 대구은행 BC카드의 소비금액 중 경상북도 주민이 대구에서 소비하는 '경북 역외수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구와 수성구가 경북 역외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다. 동성로와 반월당 역세권 등을 포함한 중구가 27.7%로 가장 비중이 컸다. 수성구가 24.4%로 뒤를 이었다.
동별로 보면 중구는 계산동2가와 동성로2가, 삼덕동2가 등 소비시설이 밀집한 도심이 강점을 보였다. 서문시장과 달성공원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대신동에서도 경북도민의 소비가 많이 이뤄졌다.
수성구는 역세권인 범어동과 범물동의 경북 역외수입이 많았다. 범물동은 음식점 등 소비시설뿐만 아니라 법원과 학원 등 다양한 기능이 집중된 이점이 작용한 것이다. 아울러 인구가 27만3천명(올해 상반기 기준)인 경산과 가까운 신매동도 경북도민 소비 비중이 컸다.
북구에선 경북대 북문과 종합유통단지, 엑스코 등을 포함한 산격동의 경북 역외수입 비중이 높았다. 이외에 경북과 거리가 가까운 학정동과 읍내동도 두각을 나타냈다. 칠곡 IC가 인근에 있어 경북에서 접근하기 좋고, 칠곡경대병원 같은 의료시설도 소비를 끌어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동구 신천동은 KTX동대구역과 복합환승센터 등 광역교통 중심지라는 특성이 반영됐다. 또 대구신세계와 같은 대형쇼핑시설도 경북민들의 소비를 자극한 요인이다. 달서구 두류동은 이월드와 두류공원 등 놀이시설이 역외수입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 밖으로 나가는 지출
대구시민도 대구 밖으로 나가 소비한다. 수성구와 동구 주민의 대구 이외 카드 소비가 많았다. 동별로 보면 경북 경산시와 인접한 곳의 주민들이 대구를 많이 벗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지리적 인접성과 함께 밀집한 소비시설 여부가 이 같은 소비패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구시민의 카드 소비금액 중 4.4%가 대구 이외 지역에서 사용됐다. 대구시민이 카드로 100만원을 썼다면 그 중 4만4천원을 대구 이외 지역에서 사용했다는 뜻이다. 이는 2016년 4.9%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구·군별로 보면 수성구가 5.6%로 가장 높았고 동구가 5.3%로 뒤를 이었다. 이 두 곳은 모두 경산과 행정구역이 맞닿아 있다. 또 경산은 대구와 인접한 경북 시와 군 중에서 인구가 많고 대형소비시설 등 상권이 발달해 있다.
동별로 보면 경산과 인접한 곳 주민의 대구 이외 소비 비중이 높았다. 수성구는 사월동(18.7%)과 신매동(12.5%), 욱수동(12.2%), 매호동(12.2%), 노변동(10.3%), 시지동(8.9%) 등이다. 동구는 숙천동(10.4%)과 동내동(8.5%), 신서동(7.9%), 동호동(7.8%), 각산동(7.5%) 등이다.
이처럼 인접성으로 말미암은 소비 유출은 경북 칠곡군과 경계하고 있는 북구에서도 나타났다. 금호강 북쪽에 있는 도남동(9.6%)과 학정동(5.8%), 읍내동(5.7%), 국우동(5.6%), 동천동(4.7%) 등이 북구 평균(4%)보다 대구 이외 소비 비중이 높았다.
〈키워드〉
경북 역외수입: 경북도민이 대구에서 사용하는 카드 금액을 말한다. 비중이 높을수록 경북도민이 많이 찾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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