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 로보트야/날아라 날아 태권 브이/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 태권/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어릴 적 꿈과 상상의 나래를 함께 키워갔던 '우리들의 영웅' 로보트 태권 브이가 입체와 평면 작품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롯데갤리러 대구점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우리나라 장편 애니메이션 태권브이를 주제로 한 작품 40여점을 선보이는 '나의 추억, 나의 히어로'전을 펼치고 있다. 추억의 만화영화 속 캐릭터를 모티브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는 백종기, 성태진 작가 2인전이다.
태권브이가 넥타이를 매고 기타를 치는 '가수를 꿈꾼 로봇', 루이비통으로 치장하거나 교복을 입은 태권브이는 마치 그때 그 시절 우리가 꿈꾸었던 미래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만화는 현실과장이나 왜곡을 토해 사회적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화려한 시각적 가능성으로 인해 독특한 미술작품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하며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최초의 국산 로봇이자 애니메이션 주인공이었던 태권브이는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대중적 아이콘이었다. 산업화의 고도 성장기이자 빈부격차, 경쟁사회의 갈등과 상실감 등 시대적 상황에서 강인한 로봇이자 우리나라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무기로 하는 히어로의 탄생은 많은 이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작가 백종기는 10년 이상 꾸준히 '추억'과 '로봇'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단단한 포맥스 재질로 된 저부조 형태의 그의 입체작품은 밝고 경쾌한 색상으로 덧입혀져 로봇의 단단한 외형을 잘 드러내고 있고, 그 시절 복장을 한 채 과거 상념에 빠져 있거나 명품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은 그의 작품은 로봇의 속마음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함이다.
판화를 전공한 작가 성태진은 주로 목판 위에 글자를 새기고 그 위에 채색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해 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목판 제작과정과 최근의 캔버스 작업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추리닝을 입고 오토바이로 배달하며 초라한 행색으로 술집에 앉아 시대를 한탄하는 고단한 삶에 노출된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자력갱생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소시민(태권브이)은 영웅의 모습으로 돌아와 천지못에서 거대한 공룡에게 로켓트 펀치를 날리며 캔버스를 종횡무진 누빈다. 이는 곧 우리의 욕망을 대신한 히어로를 표현한 것이다.
한편 전시기간 중에는 태권브이 페이퍼토이 만들기와 추억의 딱지 만들기 이벤트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전시는 9월 2일(월)까지. 문의 053)660-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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