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이 눈덩이처럼 밀려들고 있지만, 국내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처리시설들은 오히려 줄어들어 쓰레기 대란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구의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기준 1.16㎏으로 전국 평균(1.01㎏)보다 많다.
전국적으로 봐서 쓰레기를 묻을 땅이 부족한 만큼 매립장보다는 폐기물 소각시설이 더 필요한 상황. 하지만 2006년부터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 배출 기준 적용 범위가 확대된데다, 미세먼지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운영 중인 소각시설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소각, 매립 비율을 더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9.1%인 폐기물 매립 비율도 3%까지 줄여나가기로 했다. 해가 갈수록 쓰레기는 늘지만, 이를 처리할 방안은 꽉 막혀버린 '소화불량' 형국이 되고 있다.



◆'방천리 매립장' 폐기물 선별작업 꼭 필요해
1990년 조성된 달성군 방천리매립장에는 매일 5t 청소차 150여 대 분량(825t, 2018년 기준)의 생활 및 기타 폐기물들이 반입돼 매립되고 있다. 2017년 연간 28만2천109t, 일평균 773t의 쓰레기가 들어오던 것에 비해 반입량이 다소 증가한 것이다.
2017년 기준 곧장 매립장으로 들어오는 쓰레기는 428t으로 전체 생활폐기물 배출량 대비 매립 비율이 14.8% 수준이다. 나머지 345t은 소각 후 남은 재 등 기타 폐기물이 차지하는 양이다.
7일 찾은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매립장은 마치 잘 정돈된 공원의 느낌이 들었다. 청소차가 진입하는 입구부터 매립장으로 향하는 길목까지 흙먼지 하나 날리지 않게끔 깨끗이 청소돼 있었다.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도 매립장 입구에선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폐기물 매립이 이뤄지는 작업장이 내려다보이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메케한 악취가 스멀스멀 코를 파고들었다. 방천리매립장 운영을 담당하는 대구시 환경자원사업소 측은 "보통 악취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음식물쓰레기가 부패하면서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가 어느 정도 자리 잡긴 했지만, 여전히 단독주택·원룸촌 등에서 실려 오는 생활폐기물에는 음식물이 섞인 경우가 많다.
환경자원사업소 관계자는 "여름철이 되면 특히 악취나 벌레, 침출수 관리에 신경 쓰고 있지만, 종량제봉투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들을 따로 선별해 버릴 수 없는 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방천리매립장은 전체 85만3천㎡ 부지를 12단계 구획으로 나눠 차례대로 사용하는데, 올해까지 2단계 매립지를 사용하고 있다. 환경자원사업소 측은 2066년 정도를 매립장 사용연한으로 추정하고 있다. 47년 정도의 수명이 남은 셈이지만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갈수록 폐기물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환경자원사업소 관계자는 "매립장은 사실상 한계가 있는 폐기물 처리장이다. 결국 쓰레기 해법은 재활용을 통해 매립·소각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분리배출이 더욱 철저히 이뤄진다면 매립장의 사용 연한도 더 늘어나고, 악취 등의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성서소각장' 폐건전지, 라이터 등 위험 우려 물질 분리 당부
거대한 소각 공정이 진행되고 있는 성서생활폐기물 소각장의 불은 24시간 꺼지지 않고 있었다.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로에 자리한 성서소각로는 1호기가 내구연한 도래로 가동을 멈춘 이후 2·3호기가 대구 전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하고 있다.
소각장 한 곳당 하루 200t의 폐기물을 소각할 수 있는 만큼 모두 600t의 폐기물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2009년 160t으로 소각 용량을 줄인데다 2016년 8월 1호기(1993년 준공)가 가동을 멈추면서 현재는 하루 320t의 폐기물까지 소각 가능하다. 현재는 일평균 290t을 소각하고 있다.
문제는 1998년 준공된 2·3호기 역시 오는 2023년이면 내구연한이 종료된다는 것. 두 소각장 모두 사용연한인 2013년을 훌쩍 넘겨 최장 연장 사용되고 있는 만큼 쓰레기 소각 처리를 위한 추가 시설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민 반대로 대구시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성서소각장 역시 폐기물 선별의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불로 태우는 과정에서 폐건전지, 형광등, 라이터 등이 섞여 있으면 소각장 내부에서 소규모 폭발을 일으키거나 수은 등 유독물질이 남아있게 되는 것. 특히 타지 않는 쓰레기는 비산먼지, 유독가스 등이 발생하게 하는데, 이는 소각로의 내구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정화필터 수명단축 등 소각시설 유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문제 등이 대두하면서 소각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많지만, 시민들이 철저하게 분리배출을 해주면 훨씬 더 깨끗한 공기질을 유지하며 소각할 수 있다"며 "쓰레기 배출 단계부터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환경공단의 배출가스 분석결과 자료에 따르면 유해가스는 기준치를 훨씬 밑돌고, 다이옥신은 거의 검출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화작업에 신경 쓰고 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환경부나 지방환경청 등에 배출가스 분석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며 시민 누구나 바로바로 살펴볼 수 있다"며 "배출가스에 처리 및 관리 역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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