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9 매일시니어문학상] 시-그네 /류인목

류인목 씨
류인목 씨

놀이터가 왁자하다 평평한 일상이 흔들리는 순간 '와'하는 소리와 함께 꿈의 조각들이 터져 나온다

수평은 지루하다 높고 낮고 둥글고 흔들림이 있는 세상 하늘로 하늘로 몸을 밀어 올릴 수 있는 곳 그네는 높이 더 높이 꿈을 나른다 하늘이 점점 가까워진다 생동하는 꿈 이마를 스치는 바람도 싱그럽다

땅이 출렁이고 하늘이 어지러이 돈다 아스라한 하늘, 하늘을 향해 날던 꿈의 조각들이 땅에 내리자마자 흩어진다 모두 떠난 놀이터 그네는 공허하다

허공이 집인 그네 바람이 사방을 헤집고 다니는 집은 편히 쉴 곳이 없다 가까이 있는 땅은 내려설 수 없는 하늘만큼 먼 곳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삶이다

볕이 고운 한낮, 낡은 그네는 땅에 내려앉은 제 그림자를 우두커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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