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다란 천장에 탁 트인 로비에 들어서면 사방에서 쏟아지는 기분 좋은 햇살과 함께 쾌적하고 상쾌한 실내 공기가 연일 36℃를 오르내리는 후텁지근한 도심과는 비교 자체를 불허한다. 무더위 속에서 대구미술관을 찾은 엄마와 아이들, 친구들은 미술관이 제공하는 갓 튀긴 팝콘을 먹으며, 포토존에서 셀카로 추억을 쌓고, 1층과 2층으로 이어지는 3편의 기획전시를 감상하며 예술에 흠뻑 젖는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여름방학을 맞아 하루 평균 관람객 수 1천300여명을 기록함으로서 '문화바캉스'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중·고가 방학에 들어간 지난달 넷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두 주간 대구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은 모두 1만5천500여명으로, 같은 기간에 2016년의 6천800여명과 2017년의 1만1천300여명에 비하면 관람객 수가 각각 2.4배와 1.36배 늘어났다.
특히 올해 여름방학 기간 중 관람객 수는 지난해 간송특별전의 관람객 수 1만7천여명에 육박하는 수치로, 현재의 전시가 특별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는 것은 대구미술관이 대구시민들의 문화 대안공간으로 연착륙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미술관이 '문화바캉스'의 장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대프리카'로 상징되는 대구의 무더운 여름이 있다. 높은 기온과 습도에 미술작품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구미술관은 연중 항온(23~24℃)과 항습(58%)를 유지한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에게 대구미술관 로비인 어미홀과 전시실은 훌륭한 피서지가 되었다. 숨이 막히는 무더위도 피하고 미술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멋진 '여름 피서지'가 되는 셈이다.
덧붙여 다양한 색깔을 내고 전시기획으로 관람객 층을 다양화하고 매주 특정 요일마다 이벤트를 여는 등 관람객 유치를 위한 미술관의 노력 또한 관람객 증가에 힘이 되고 있다.
초·중생 두 아이의 엄마인 최환성(42·수성구 만촌동) 씨는 "시내에 있으면 찜통더위에 에어컨에만 의존해야 하지만 미술관에 오면 아이들의 심성과 인문학적 교양도 키울 수 있고, 무엇보다 쾌적한 환경이 마음에 들고 각종 이벤트로 두세 시간 정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은 또한 최근 교육팀을 강화해 '보는 미술관'에서 '참여하는 미술관'으로 관람객 참여도를 높임으로써 사회교육 기관과 시민친화적인 미술관 역할에도 노력하고 있다.
미술관 분야 예비 전문인 특강, 꿈 다락 문화학교, 담(Daegu Art Museum의 약자)씨네 교육상점, 치매 힐링 프로그램, 성인을 위한 워크숍, 중등교사 교육 등 전시 연계 특강 등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구미술관은 유튜브, 인스타 그램, 페이스 북, 블로그 등 모바일 환경에 맞춘 다양한 홍보채널 운용과 홈페이지 개편으로 전시 외 미술관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미술관에 대한 궁금증과 친숙성을 높이고 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교육은 전시, 소장품과 더불어 미술관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며 "다양한 관객 개발과 사회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미술관 교육팀을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참신한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해 지역의 문화 허브로 성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문의 053)803-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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