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인구절벽에 난임인구까지 1만 명 육박, 난임 치료 정책 시급

대구여성가족재단 브리핑 제36호
남성 난임인구도 2,547명으로 10년새 3배 급증

최근 대구 합계출산율이 첫 0명대로 진입하는 등 인구절벽 문제가 대두하는 가운데 대구 남성의 불임이 10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난임의 원인으로는 여성 난소기능 저하가 가장 컸다.

8일 대구여성가족재단(이하 여성재단)이 대구 난임 현황을 분석한 '대구여성가족 브리핑 제36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의 난임 인구는 모두 8천894명으로 집계됐다. 여성재단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분당 차병원의 난임원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중 지난해 여성 난임 인구는 6천347명으로 71.4%를 차지해 10년 전인 2008년(6천56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반면 남성 난임 인구는 2천547명으로 2008년(824명)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남녀 모두 30대 난임 비율이 가장 많았다. 여성은 전체 연령대의 73.6%(4천669명), 남성은 68.8%(1천721명)를 차지했다.

특히 40대 난임 인구가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08년 445명(여성 325명, 남성 120명)에서 지난해 1천746명(여성 1천66명, 남성 680명)으로 10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해 30대는 3배(602명→1천721명), 40대는 5배(120명→680명) 급증했다.

난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난소기능 저하'(37%)가 지목됐다. 이어 남성요인 22%, 원인불명 19%, 난관 요인 9%, 자궁내막증 5% 순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난임 원인 중 원인불명 29%, 난관 요인이 24% 등으로 조사됐던 것과는 달라진 결과라고 여성재단은 설명했다.

여성재단이 지난해 6~7월 대구 거주 20~40대 기혼 여성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1.2%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기간별로는 4년 이내 난임 경험 여성이 약 30%, 5년 이상은 70.6%로 나타났다.

난임 여성 3명 중 1명(32.5%)은 난임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난임 치료 시술 시 '정신적 고통'(41.9%)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경제적 부담(25.8%), 신체적 고통 및 직장 불편(12.9%) 등을 꼽았다.

여성재단은 ▷난임 부부 한의지원사업 남녀 성별·연령 재조정 ▷예비부모검진에 남녀 생식 건강검진 항목 추가 ▷난임 부부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 지원 강화 ▷대구난임지원 바우처 도입 등 정책 마련을 대구시에 제안했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난임으로 인한 부부의 정신적 고통이 심하고, 남성 난임 인구에 대한 우울증 상담·치료 등이 미흡하다.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지역 내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난임(難姙)=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35세 이하는 12개월 이상, 36세 이상은 6개월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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