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금 수준의 환경 의식으로는 '쓰레기 위기' 피할 수 없다

최근 대구시내 일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그 파장이 민간처리장 등으로 번지는 등 '음식물쓰레기 대란'에 직면하자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민 여론이 높다. 여기에다 각종 폐기물을 지역 곳곳에 방치한 '쓰레기산' 사태까지 겹쳐 지역사회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1995년 '쓰레기 종량제' 도입 등 관련 정책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민 모두가 환경 의식을 더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음식물쓰레기 위기는 상리처리장 보수공사가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근본 배경은 상리처리장의 고질적 문제점인 시스템 오류다. 가동 7년째를 맞은 상리처리장은 성능 미달로 하루 처리 목표인 300t에 크게 미치지 못해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특허공법의 최신 시설은커녕 툭하면 가동을 멈추거나 악취 민원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이 때문에 민간처리장 등에서 월 2천t 이상의 물량을 대신 맡는 등 비정상적인 운영이 지속돼 왔다.

게다가 최근 상리처리장 보수공사로 인한 민간처리장 위탁 물량이 급증해 결국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음식물쓰레기 대란 위기에 놓인 것이다. 대구시가 공공하수처리장에 음폐수 처리를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가까스로 위기는 넘겼으나 쓰레기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과 시설 보완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다.

반복되는 음폐수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 협조가 절실하다. 여름철 음식물쓰레기의 80%를 음폐수가 차지해 평소 65%보다 훨씬 높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내놓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쓰레기 배출에 대한 시민 의식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때가 됐다. 생활쓰레기도 시민 홍보를 강화해 철저히 분리수거하거나 줄여나가는 등 인식 전환이 급하다. 지금처럼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까지 마구잡이로 버리는 현실이라면 환경 위기는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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