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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청산리 전투 영화화?" 김한민 감독 명량→한산·노량처럼

영화 '봉오동 전투' 포스터. 배급사 제공
영화 '봉오동 전투' 포스터. 배급사 제공
홍범도, 김좌진. 매일신문DB
홍범도, 김좌진. 매일신문DB

영화 '명량'(2014)으로 1천700만 관객을 모은 김한민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봉오동 전투'(2019)의 차기작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고 있다.

극중 봉오동 전투를 지휘한 홍범도가 '청산리'를 언급하는 장면이 꽤 강렬해 마치 '티저'(조금 애매모호한 예고편) 같은 냄새를 풍겨서다.

이는 제작자인 김한민 감독의 전작 영화 명량이 말미에서 차기작 '한산'을 암시한 것과 닮은 부분이다.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 영화 '봉오동 전투'에 제작, 각색, 기획으로 참여했다. 매일신문DB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 영화 '봉오동 전투'에 제작, 각색, 기획으로 참여했다. 매일신문DB

사실 김한민 감독은 이번 영화 봉오동 전투의 제작은 물론 각색과 기획까지 맡았다. 두 영화가 닮지 않을래야 닮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공식적으로 영화 봉오동 전투의 차기작을 제작한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서로 떼려야 뗼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커플링 영화화 역시 충분히 전망해볼 수 있다. 근거는 이렇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가 벌어지고 불과 4개월 뒤인 10월 청산리 전투가 벌어졌다. 두 전투 모두에 홍범도의 독립군이 참여해 활약했다. 따라서 홍범도를 비롯해 봉오동 전투의 등장인물들의 출연이 이어지는 등의 개연성이 부여될 수 있다.

역사적 의의도 이어진다. 봉오동 전투를 계기로 여러 독립군 단체들이 연합하기 시작했고,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발판으로 김좌진이 이끈 청산리 전투에서는 더욱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것.

또한 영화 청산리 전투는 국민들에게 홍범도보다 인지도가 높은 인물인 김좌진의 등장 자체가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영화 봉오동 전투가 홍범도가 아닌 무명의 독립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에, 영화 청산리 전투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홍범도는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짧은 분량 출연임에도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고, 김좌진 역시 그처럼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영화 '밀정(2015)과 '암살'(2016)에 조연으로 등장한 독립운동가, 의열단장 김원봉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밀정에는 이병헌이, 암살에는 조승우가 각 김원봉 역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독립운동가 김원봉 역 배우. 왼쪽은 영화 '밀정'의 이병헌. 오른쪽은 영화 '암살'의 조승우. 배급사 제공
독립운동가 김원봉 역 배우. 왼쪽은 영화 '밀정'의 이병헌. 오른쪽은 영화 '암살'의 조승우. 배급사 제공

그간 다수의 독립운동가가 영화를 비롯한 대중 작품에서 다뤄졌지만, 일부는 제대로 주목 받지 못했고, 따라서 그들을 소재로 다루는 것 자체가 가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원봉 역시 오랫동안 대중 작품에서 외면 받아온 인물이다. 그러나 앞서 김원봉이 2편의 대작 영화에 등장하며 호평을 받았고, 올해도 김원봉이 등장하는 MBC 드라마 '이몽'이 제작된 바 있는데다, KBS가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집드라마를 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영화 봉오동 전투 및 청산리 전투를 계기로는 홍범도와 김좌진을 비롯한 여러 무장 독립 투쟁 단체 인물들이 빛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역시 영화 봉오동 전투 다음 청산리 전투 제작에 의의가 부여되는 부분이다.

다만 전투 규모를 살펴보면 청산리 전투가 봉오동 전투보다 몇 배는 크기 때문에, 영화 봉오동 전투의 제작비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군이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200여명을 격파했다면, 청산리 전투에서는 일본군 3천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청산리 전투를 청산리 대첩이라고도 부르는 까닭이다.

결국 영화 봉오동 전투의 흥행 성적이 청산리 전투 제작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 및 노량이 최근 순차 제작도 아닌 동시 제작에 돌입한 기반으로 명량의 엄청난 흥행 성공이 꼽히는 데, 이 같은 '이순신 장군 3부작'만큼 '독립군 대승 전투 2부작'도 첫 단추가 중요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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