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순신 일장기 논란 벽화 달서구, 이번엔 1949년 서거한 백범 김구선생 1946년으로 오기

오해 불러일으키고 맥락없다 지적 받자 급히 벽화 수정 나서
주민참여사업, "사업비만 주고 치적만 챙기는 식 사업…주민에게만 책임 전가" 지적도

백범 김구 선생을 저격하는 듯한 모습의 벽화가 논란이 되자 달서구청이 뒤늦게 벽화 수정작업을 벌였지만 이번에는 김구 선생의 사망년도를 잘못 기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정운철 기자 woon@imail.com
백범 김구 선생을 저격하는 듯한 모습의 벽화가 논란이 되자 달서구청이 뒤늦게 벽화 수정작업을 벌였지만 이번에는 김구 선생의 사망년도를 잘못 기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정운철 기자 woon@imail.com

이순신 장군 머리 위에 마치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연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던 달서구 '선사시대로 벽화'(매일신문 2일 자 6면)가 결국 일부 수정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를 잘못 표기, 또다시 역사의식 결여 및 무성의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달서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일 벽화 논란이 번지자 대구 달서구 월성1동 행정복지센터에 벽화 수정을 요청했다. 그동안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외면했던 달서구청이 결국 벽화가 맥락 없이 시대가 뒤엉킨데다 오해 소지가 크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월성1동 행정복지센터 측과 주민들은 2일부터 4일까지 벽화 수정작업을 했다. 애초 논란의 시발점인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이순신 장군 뒤 붉은 원형과, 백범 선생을 향해 마치 권총으로 조준사격을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게임캐릭터를 지웠다. 게임캐릭터가 있던 곳에는 대신 '현재의 나에게로 이어진 우리동네'라는 문구와 함께 사람 실루엣을 새롭게 그려넣었다.

10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이순신 장군 벽화에 일장기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사라졌다(위). 아래 사진은 지난 1일 촬영된 일장기 논란 벽화.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0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이순신 장군 벽화에 일장기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사라졌다(위). 아래 사진은 지난 1일 촬영된 일장기 논란 벽화.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달서구청 관계자는 "여전히 달서구와 별 관련없는 그림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예산상의 문제와 주민주도 참여형 사업이어서 강행했다"며 "다만, 일부 그림을 수정한 뒤 시대별 상징적 인물을 표시하기 위해 출생 연도와 사망 연도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또 불거졌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을 역임한 백범 김구 선생의 사망 연도가 1946년으로 표기된 것. 김구 선생은 1876년 출생해 1949년 6월 26일 생을 마감했다.

이에 대해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일장기로 오해할만한 벽화를 그려놓은 뒤 이번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인물 중 한 명인 김구 선생의 일생마저 왜곡하는 것은 역사의식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특히 주민주도 참여형사업은 구청이 사업비만 주고 치적만 챙기는 식의 사업이어서 문제의 책임을 주민에게 전가하게 된다"면서 "사업만 남발할 것이 아니라 더욱 성의있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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