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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림의 날'·1천400차 수요시위 맞는 14일…"같이 행동해달라"

희움역사관, 피해자 김순악 할머니 전시회 열어
정신대시민모임, 김순악 할머니 다큐 관람…“한일합의 무효”

1천400차 정기 수요시위 국내 일정. 정의기억연대 제공.
'우리가 기억하는 당신, 김순악' 기획전시회 포스터. 희움역사관 제공.

"아직 우리는 완전한 해방을 맞지 못했습니다. 피해의 산증인이 여기 있습니다. '위안부'가 아닙니다. 엄연한 이름을 가진 대한의 여성이었고, 일본군의 성노예제 피해자입니다. 여러분이 저를 잊지 않는다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될 수 있을 겁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증언하고 있는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주 대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저를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대구에서도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려 일생을 바친 피해자 할머니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날은 특히 27년간 이어지고 있는 서울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가 1천400번째를 맞는 날이다.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하 희움역사관)은 13일부터 내년 8월 8일까지 기획전시회 '우리가 기억하는 당신, 김순악 전(展)'을 연다. 전시회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故 김순악 할머니(1928~2010)의 구술 기록과 유품 49점, 사진 170여 점 등이 공개된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정신대시민모임)은 14일 '기억과 행동'으로 명명한 기림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정신대시민모임은 희움역사관에서 김순악 전을 관람한 뒤 중구 독립영화관 오오극장으로 이동해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순악'을 시청할 예정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영화를 제작한 박문칠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한다.

희움역사관에 따르면 경북 경산 출신인 김순악 할머니는 16세에 '방직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해방 뒤 1997년 귀향한 고인은 국내와 일본에서 피해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인권운동가로 활약했다. 별세 전 "나를 잊지 말아 달라"고 남긴 고인의 유산은 희움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쓰였다.

백선행 희움역사관 팀장은 "김순악이라는 인물의 일생 전체를 들여다보며 개인과 역사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시민들께서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같이 행동해 주신다면 일본인 성노예제 피해자 문제 해결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1천400차 정기 수요시위 세계 일정. 정의기억연대 제공.
1천400차 정기 수요시위 국내 일정. 정의기억연대 제공.
1천400차 정기 수요시위 세계 일정. 정의기억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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