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가사의 인도] 불교발생국 인도에 불교가 없는 이유

불교발생국인 인도에는 불교가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불교 사찰도 불교 신도도 찾아보기 어렵다. 인도를 방문하는 다수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 사실을 모르는 것도 불가사의다. 인도인들의 종교별 인구 비율을 보면 불교 신도가 0.7%로 기독교(2.4%), 이슬람교(13%)보다 훨씬 적다. 그런데 인도를 찾는 외국인들은 왜 이걸 모르고 지나칠까? 그건 불교와 힌두교사원을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영국에 가면 영국정교회와 정통기독교회를 구별하기 어렵듯이 인도에서는 힌두교와 불교를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두 종교의 뿌리가 같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힌두교가 원뿌리이다. '힌두'는 인도라는 뜻이다. 따라서 힌두교는 인도의 종교라는 뜻이다.

5천여 년 동안 히말라야산맥 남쪽의 거대한 땅 인도에서 살아온 인도 민족 중에서 석가가 태어나 불교라는 새로운 종교를 창설하여 포교한 것이 약 2천500년 전이다. 석가가 오랜 고행 끝에 깨달은 해탈의 교리가 깊은 진리를 내포하고 있지만 속세에 사는 인간들이 실천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힌두교 지도자들이 이 점에 착안하여 불교에 역공작전을 폈다. 이에 통치자들이 가세하여 불교를 억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불교 신도들에게 석가처럼 속세와 인연을 끊고 출가하여 평생 고행하지 말고 자기 집이나 일터에 불상을 모셔놓고 수시로 예불하면 된다고 가르쳤다. 이렇게 통치자들의 엄호를 받으며 번성하게 된 힌두교는 교세가 점점 더 확장되어 인도의 국교이자 호국종교처럼 되어버렸다. 상대적으로 위축된 불교는 인도에서 쫓겨난 신세가 되어 동남아와 동북아에서 번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석가가 주창한 해탈종교 불교는 인류 보편종교로 인정받아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가 되었다. 반면에 원시 인도 다신교로 인도에서만 계승되는 힌두교는 인도 국경 안에서 번성한 국수주의 종교로 명맥을 이어간다. 일본 민족에게 호국종교로 인정받는 신도(神道)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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