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일본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맞불을 놓으면서 일본에 수출하는 대구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일본에서의 수입에 이어 수출길까지 막히게 됐다며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생산설비업체 A사는 일본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연매출 8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오는 이 업체의 일본 수출 비중은 10% 수준이다.
A사는 정부의 일본 백색국가 제외 소식에 수출길이 막힐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생산설비에 들어간 일부 부품이 해석에 따라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될 수 있어서다.
A사 관계자는 "전자제품 공정에 쓰이는 생산설비여서 전략물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냉장고 생산에 전략물자에 쓰이는 화학물질이 들어가지만 냉장고가 전략물자가 아닌 것과 같은 논리"라며 "소재를 수출하지는 않지만 수출 감소 등 타격이 예상된다. 수입은 대체품을 찾으면 되지만 수출은 다르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일본 수출 계약을 따낸 B사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B사 대표는 "일본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수출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는 바이어 쪽에서 별다른 얘기가 없는 상태"라며 "수출 제한 품목 수가 워낙 많고 정치적 사안도 얽혀 있는 문제여서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놓았다.

대구의 경우 일본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대구본부세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의 일본 수출액은 2억6천295만9천달러로, 수입액 2억9천347만7천달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일본 수출·수입액은 각각 142억5천300만달러, 243억900만달러를 기록해 100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수출액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대구는 6.95%로 전국(5.25%)보다 컸다.
전문가들은 수출 규제 대상이 되는 전략품목의 경우 일본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크다며 지역 경제 전반으로 타격이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을 걱정하는 기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규제 대상이 되는 전략물자의 경우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높아 우리 기업의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전략물자를 수입해 만든 완제품 중 일부는 제한품목에 포함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경제적 이유로 촉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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