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폭염을 즐기자'고 하지만 지역 노약자들에게 사치다. 대구의 폭염이 이들에겐 큰 고통이자 지옥으로 데려가는 저승사자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잦고, 온열질환자 수도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북 청도군에 거주하는 한 80대 노인은 밭농사를 짓다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총 184명이었으며, 그 중 대다수는 50~70대의 장·노년층이었다. 특히 장·노년층은 주로 소규모 밭농사를 지내며 생계를 이어가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 여름 폭염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많다.

쪽방촌 또한 폭염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구지역 내 쪽방촌 거주자는 지난해 말 현재, 718명으로 조사됐다. 쪽방촌에서 에어컨은 찾아보기 힘들며, 대부분 선풍기 밖에 없다. 서구 비산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50대 여성은 "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선풍기 1대로는 버틸 수가 없다"며 "밤새 너무 더워서 새벽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달 쪽방촌 거주민들에게 냉풍기 200대를 지원하는 '집안의 폭염대피소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달 초에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쪽방촌 일대에 폭염을 식히는 살수작업을 실시했다. 더불어 이달 초 (주)대성에너지와 몇몇 시민단체들이 쪽방촌에 선풍기를 기부했으며, 한국철도공사·근로복지공단·동아백화점은 여름맞이 용품을 나눠주는 행사도 열었다.

쪽방촌 노인들의 폭염을 달래주기 위해 기초지자체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수성구·달성군은 '폭염대피소'를 설치했으며, 중구·동구·북구·달서구도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발표된 에너지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폭염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160개의 노인 가구 중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비율은 35%(56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노인가구에 폭염피해를 막기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기후 에너지복지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국 황채현 인턴기자 hch5726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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