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대북 물밑지원 본격화…북한 관광도 적극 장려

아사히 보도…시 주석 방북 후 '100만t 식량 지원' 추진...한국과 거리 둬도 된다고 판단
"관광객 500만 명 북한에 보내라" 여행사 등에 지시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난 6월 방북 이후 식량 보내기와 관광객 송출을 통해 적극적으로 북한에 대한 물밑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북한이 중국의 후원을 발판으로 한국과는 더 거리를 두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관련 협의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 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입장에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면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진단했다.

아사히가 한국 정부 관계자와 북·중 무역상 등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시 주석의 방북 후 약 80만t의 쌀을 선박 편 등으로 북한에 보낼 예정이며 옥수수를 포함한 전체 대북 식량지원 규모는 100만t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은 가뭄 영향으로 작년의 식량 생산량이 전년 대비 12% 줄어 1천만명 이상이 굶주림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 어린이 14만명이 합병증을 동반한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WFP를 통해 5만t가량의 쌀을 지원하려 했지만, 북한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북한이 중국의 지원으로 식량과 경제 사정에서 한숨 돌렸다고 판단하고 한층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북 지원은 유엔 제재에 걸리지 않는 관광 분야로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아사히는 중국 정부가 북한으로 가는 관광객 수를 500만명으로 늘리도록 여행사 등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북한 북서부 만포시와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를 잇는 357m 길이의 '지안압록강대교'는 매일 저녁이 되면 북한 당일치기 여행객을 싣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관광버스가 줄을 잇고 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가는 반나절짜리 투어 상품도 나와 있는데, 요금이 8만5천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어서 연일 만석일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지린성 투먼(圖們)시와 룽징(龍井)시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북한 투어 상품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정도로 많은 손님이 몰리고 있다.

아사히는 "북한은 관광업을 주요 외화 획득원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며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을 주로 취급하는 여행사를 여럿 신설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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