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보수대통합 없이는 내년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 승리도 기대할 수 없다"

"보수정당의 핵심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지역을 넘어 정국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 가져 달라"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보수진영의 핵심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지역을 넘어 정국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현 정부의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분들이 대구경북에 많다 보니 지역 일각에선 이대로도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민심은 전혀 다릅니다. 보수진영이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 승리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눈빛은 절박감으로 가득했다. 점잖은 언행과 신사의 품격을 자랑해 온 평소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박 전 수석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보수정당을 이끌고 있는 차기 대선주자들이 현 정권의 독주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와 정권교체를 위해 일단 단일대오로 내년 총선을 치르고 총선 결과의 바탕 위에서 대선경쟁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수대통합 방식과 관련, 현재는 기성 보수정당의 숭고한 자기결단과 희생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논의의 한계를 시인하기도 했다.

박 전 수석은 "한국당 일각에서 원내의석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을 중심으로 보수진용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안 될 말"이라며 "희생 없이 자신의 입장을 100% 관철하겠다고 하면 보수대통합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수석은 보수대통합을 위해선 ▷가치와 노선(정체성) ▷정치적 이해관계 ▷감정의 골을 순차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전 수석은 대구경북에서 관심이 높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문제는 전략적으로 논의를 미룰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탄핵책임론이 제기되면 보수대통합 논의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어쩌면 보수대통합을 바라지 않는 측에서 탄핵국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전 수석은 "보수대통합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있지만, 현실은 기성 보수정당의 자발적 희생에서 논의를 출발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보수층의 선의에 의한 압박만이 보수대통합을 위한 유일한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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