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하늘길'

배용수 경상북도 건설도시국장
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 경제 성장의 마중물 될 것

배용수 경상북도 건설도시국장
배용수 경상북도 건설도시국장

역사적으로 경상북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에 있었다. 민족사적으로 볼 때 전국 독립지사 중 가장 많은 14%가 경북의 선열이었을 만큼 경북은 항상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 왔다. 산업국가 시대에도 새마을운동과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국가 발전의 중추에 있었으며, 구미의 전자 산업과 포항의 철강 산업으로 국가의 산업을 대표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며 경북은 약해지고, 힘겨워졌다. 글로벌 경쟁력 약화, 수도권 집중, 세계 경제 위기 등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그중 대표적인 원인을 '길'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는 당시 15시간 걸리던 서울과 부산을 5시간으로 단축했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며 한국 경제의 대동맥으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KTX 개통은 시간 절감을 통한 속도 경쟁의 시대를 열었고, 교통 혼잡비를 줄이면서 수송량을 증가시켰다. 새로운 '길' 하나가 놓일 때마다 우리는 완전히 달라진 삶과 경제를 체험해 왔다.

2019년, 우리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라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4대 강국에 둘러싸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북한에 가로막혀 대륙으로 진출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특히 우리 지역에는 더욱 절실하다.

생산·소비·고용 등 지난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각종 경제지표는 지역 경제의 힘든 상황을 말해준다. 실업률은 지난 2000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까지 줄어드는 이중고도 겪고 있다, 미주·유럽 등 전 세계와 통하는 문마저 400㎞나 떨어진 인천공항이 대신하고 있어 성장 동력의 힘이 점점 빠지고 있다.

반면, 2001년 영종도에 새로운 '하늘길'을 연 인천은 300만 도시로 재탄생하며 지역총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서울 다음의 2위 도시로 성장했다. 우리 지역이 세계와 연결된 '하늘길'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새로운 '하늘길'은 우리 지역의 미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도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초유의 역사임이 분명하다. 공항과 배후 도시 조성 등에 투입되는 건설 비용만 수십조원이다. 지역 단일 사업으로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 없었다. 전 세계와 지역을 잇는 '직통 라인'이 생기며, 지역 반도체·휴대전화 등의 주력 산업은 활력을 되찾고,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은 획기적으로 늘어나며, 항공·물류 산업단지가 새로 만들어져 일자리도 대폭 생겨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 국내외 사례에서 보면 사업 진행에서 불거진 갈등은 수많은 갈등 비용을 유발하고, 지역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제 지역의 미래가 걸려 있는 '하늘길' 마련에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변해야 산다. 알아야 면장한다'면서 스탠딩 회의와 평상복으로 외형을 바꾸고, 화공(화요일에 공부하자) 특강 등 내용의 변화도 끊임없이 강조한다. '지역의 경쟁력 강화', 더 나아가 '생존'을 위한 변화의 절박함을 이야기한다. 이제 큰 이변이 없는 한 연내에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변화의 계기가 될 '하늘길'은 우리에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