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 특혜논란, 지역 학부모들 민심까지 분노로 물들어

‘능력없는 부모라 자녀에게 미안해’는 자조적 한탄까지
일각에선 제1야당, 한국당의 무능 꼬집기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를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한 A 교수 연구윤리위원회에 위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를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한 A 교수 연구윤리위원회에 위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능력 없는 부모라 오히려 자녀들에게 미안할 지경입니다. 무엇을 보고 아이들이 '공정한 사회'를 배울 수 있을까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특혜 논란이 청년층을 넘어 자녀를 둔 부모들의 허탈감과 분노로 번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드러난 정유라 사건이 불거진 지 3년이 넘도록 우리 사회가 한 발짝도 개선되지 못했다는 한탄도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A(55) 씨는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조국 후보자 자녀 특혜 이야기를 한다"며 "어제는 혼자 자취하며 공부하고 있는 자녀에게 '아빠가 가난하고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문자메시지를 넣었다"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학부모 B(50) 씨는 "이번 사태를 보고 수험생인 아들이 '부모가 힘있는 자리에 있었으면 수도권 대학에 좀 꽂아달라고 나라도 부탁했을 거 같다'고 농담을 하더라"며 "웃어넘기긴 했지만 공부하느라 힘들어하는 아들을 보고 있자면 능력만 된다면 정말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직장인 C(52) 씨는 "자녀 교육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는 전문직 직업의 친구들을 자주 봐 온 터라 새삼스럽진 않다"며 "과거 정유라 입시 특혜 때도 그랬지만 이미 사회엔 공정성이라곤 없어진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논문 등재와 관련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쉐라톤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긴급이사회에서 장성구(가운데)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논문 등재와 관련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쉐라톤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긴급이사회에서 장성구(가운데)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지난 21일 김재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학교 홈페이지에 '조국 교수 딸 스토리를 접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아내로부터 당신도 교수인데, 아들에게 논문 제1저자 스펙을 만들어줬다면 아들이 지금처럼 재수하고 있지 않을 텐데, 당신은 아빠도 아니다. 부산의 한 학원에 재수하는 아들에게 난 나쁜 아빠인가"라고 쓰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대응에 실망감도 나타냈다. 조국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한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치면서 제1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데 대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

지역 정치계 인사 D(46) 씨는 "이런 논란이 결국 자유한국당이 무능해서 벌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선량한 우리 학부모들은 평생 박탈감만 느끼면서 살아갈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학부모 단체들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21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자녀 입시비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했연 바 있다.

대구 학부모 윤수윤씨는 "소위 '빽(배경)' 없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말란 사회가 잘못됐다고 본다"며 "기회의 균등과 공정함이 살아있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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