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공사와 관련한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2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서로 짜고 사전에 투찰 가격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업체에 과징금을 물렸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입찰 과정의 의심스러운 정황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3년 만에 그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와 삼중테크는 상습적으로 가격을 담합했다. 대구도시철도 외에도 스크린도어 관련 4건의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서울메트로·광주도시철도공사 등이 발주한 용역에서 입찰 가격 정보를 주고받아 번갈아가며 공사를 따내다 꼬리가 밟힌 것이다.
조사 결과 이 두 업체는 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에 참여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낙찰받도록 공모했다. 한 업체가 다른 업체에 미리 투찰 가격을 알려준 뒤 들러리를 서는 방식이다. 이들은 앞서 대구도시철도 스크린도어 개량을 위한 비상문 설치 공사 입찰에도 담합했다가 공정위 조사에서 발각됐다. 한마디로 서로 짜고 공사를 도맡아 혈세로 제 배를 채운 꼴이다.
이런 비리가 되풀이되는 것은 도시철도공사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한몫했다. 도시철도공사는 2016년 발주한 2호선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에서 비규격 앵커볼트가 전체의 85%나 쓰였는데도 이를 감독하지 못했다. 당시 공사를 맡은 현대로템은 233억원에 입찰받아 하청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면서 결국 부실 공사를 불렀다. 지난해 3월 7㎝ 강설에 3호선이 멈춰서는 사태 때도 부적정 핑거플레이트 사용과 볼트 용접 불량 등이 밝혀져 관리 미숙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입찰 부정과 부실 공사는 단순히 시민 불편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작은 오류나 실수 하나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최악의 경우 인명 피해마저 부르기 때문이다. 도시철도공사는 감독 소홀에 대해 깊이 각성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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