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중생들의 병고를 치유하기 위해 어진 의사의 몸으로 나투시는 대의왕이신 부처님, 온누리에 자비광명을 비추시어 여기 우리 불자들 빨리 쾌차하게 하옵소서. 미혹으로 인한 병의 부리를 제하시고 생각 생각 간절히 부처님이 떠오르는 가운데 감로의 약을 드리우사 곧 건강을 얻게 하시고, 불은에 보답하는 행복한 한평생이 이루어지도록 위신력과 신통력을 내려주시기 간절히 바라옵니다.'(중략)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병원기도봉사단이 병실을 찾아 환우들에게 쾌유 발원문을 읽어주고 있다. 환우들의 병이 하루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어 봉사자들은 반야심경을 들려준 뒤 곧바로 환자들의 팔과 다리, 어깨를 주물러주며 안마를 해준다. 그런 다음 환자들이 절실하게 바라는 마음이 뭔지 상담을 하고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불서, 합장주, 물티슈 등을 나눠준 뒤 봉사를 마친다.
대관음사 병원기도봉사는 큰절 창건 이듬해인 1993년부터 시작되다가 2015년부터 재창단해 지금은 법사 일주스님과 남녀 신도 15명으로 구성하고 있다. 회원은 나이 50대에서 70대까지로 매주 화요일, 금요일 나누어 봉사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삼덕동 경북대병원과 칠곡 경북대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환우에게 기도봉사를 한다. 성서 동산병원은 한달에 1, 2회 비정기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대구 학정동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정기법회를 한다. 봉사자들은 먼저 병실을 방문해 환우들과 안부 인사를 나눈 뒤 강단에서 환우 30, 40여 명을 대상으로 저녁 정기법회를 갖는다. 예불을 하고 나면 법사스님이 법문을 하고 법회를 마칠 때면 환우들의 신행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전, 사경노트, 사경용지, 합장주 등을 선물하다. 이날 중환자는 병실에서 기도를 해준다. 정기법회 이외에 추석과 설명절에는 별도 법회를 열어준다.
"환우들 중에는 큰스님 저서나 월간 법보시를 보고 너무 좋아서 울기도 하고, 합장주를 선물할 때면 '얼마고?' 물어보는 환우도 있어요. 물티슈를 주면 '절에서도 이런 것 주나요'라고 되묻고는 정말 고마워 하지요."
병원기도봉사단은 부처님오신날에는 기도봉사와는 별도로 특별봉사를 하고 있다. 빨간색 컵등 500여 개를 준비해 병원 입구에서 환자, 보호자, 간병인 등 모두에게 컵등을 나눠주며 부처님의 자비가 함께 하기를 기원해주고 있다.
기도봉사단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병원 외에도 매주 발행되는 주보를 보고 연락이 오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병원을 방문해 환우와 환우가족들과 함께 하고 있다.
"기도봉사를 하다보면 마음이 찡한 경우도 있어요. 어떤 환자는 지갑 속에 자신을 지켜줄 것으로 믿는 8년 전 관세음보살 호신불을 여태껏 소지하고 있어요. 호신불을 빼면 몸이 아플까봐 불안해서 그랬던가 봐요. 봉사자들이 새로운 호신불로 교체해주니 얼마나 기뻐하는지 몰라요."
대관음사 기도봉사자들에게는 봉사의 의미가 남다르다. 회원 대부분 몸이 아파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로 새 생명을 얻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병원 환자들에게 기도봉사를 하고 있다.
정윤희 단장은 "기도봉사를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지만 기쁨은 그 이상이다"며 "회원 모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많은 환우들과 함께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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